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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아시아나 빅딜] 정부 등에 업은 한진그룹…KCGI, '닭 쫓던 개'?


내년 이사회 진입 목표 빨간불…임시주총·법정소송 등 대응 나설듯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한진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한진칼]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부 주도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추진된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노리던 KCGI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으로 한진칼과 총 8천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이 실시하는 2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5천억원 규모의 신주 및 영구채 3천억원 등 총 1조8천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한진칼의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자금은 산업은행이 지원한다. 산업은행은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5천억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천억원 등 총 8천억원의 자금을 한진칼에 투입한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출자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는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분을 유지해 안정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하게 될 신주는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이를 통해 향후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구조 개편을 성실히 추진하는지 감시와 견제 역할도 하게 된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면서 그동안 한진그룹 경영권을 위협하던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주주연합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KCGI는 지난 13일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부채비율 108%에 불과한 정상기업인 한진칼에 증자한다는 것은 명백히 조원태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강행한다면 주주연합이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우선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참여가 확정되면서 주주연합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당초 주주연합은 내년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진입을 통해 경영 참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3월 열린 주총에서는 의결권 제한 등으로 이사회 입성에 실패했지만 현재 50%에 육박하는 지분율을 확보하면서 내년에는 무난한 이사회 진입이 예상돼 왔다.

산업은행이 한진칼 주요 주주로 등장하게 되면 사실상 국영기업으로 가는 수순을 밟게 될 수도 있다. 주주연합의 이사회 진입 목표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이다. 이에 따라 KCGI 등 주주연합은 임시주총 소집을 비롯해 법정 소송 등을 통해 산업은행의 증자 참여를 막으려는 시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대한항공도 다른 항공사들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공적자금 투입 최소화로 국민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인수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지만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저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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