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재판장 민성철)는 이용수 할머니와 고 김복동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20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을 열었다. 일본 측은 마지막 재판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용수 할머니는 오늘 원고 당사자로서 휠체어를 타고 직접 법정에 나와, 일본 정부의 불법 행위와 자신의 피해 사실 등을 진술했다.
이 할머니는 "저는 30년 동안 위안부로 불려왔지만 일본은 아직까지 거짓말만 하고 있다"라며 "일본 뿐 아니라 우리 한국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 이 억울함을 우리나라 법에 호소하려고 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조선의 여자아이였으나 대한민국의 늙은이로 왔다"라며 "나라 대 나라로 해결을 해준다고 해서 언제 해주려나 기다렸으나 그게 아니었다. 지금은 참 답답하고 절박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또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체결한 합의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어처구니 없고 분해서 혼자 엉엉 울었다. 그들 마음대로 장난으로 한 것은 합의가 아니라고 죽기살기로 반대했다"라고 증언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은 저희 피해자가 있을 때 사죄를 배상하지 않으면 영원한 전범 국가로 남는다"라며 "저희는 직접적인 피해자고, 판사님과 여러분들도 간접적인 피해자다. 4년 동안 재판을 했으나 왜 (해결을) 못해주냐. 책임이 있다"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이가 90살이 넘도록 판사님 앞에서 이렇게 호소해야 하냐"라고 말한 뒤 눈물을 훔쳤다.
원고 대리인은 최종 변론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는 일본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이 피해를 보상받을 마지막 수단이라며, 일본이 주장하는 '국가 면제 원칙'이 적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소장을 잇달아 반송하며 소송을 사실상 거부한 데 이어, 다른 나라의 재판권이 주권 국가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국제법상 '국가 면제 원칙'을 이유로 소송이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리인은 또 "이용수 할머니가 오늘도 '나는 위안부가 아니고 이용수'라고 얘기했는데 이 법정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하는 얘기"라며 "할머니가 오롯이 한 인간으로서 인정받길 위한 몸부림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외면당하고 배척돼왔던 피해자들의 인권이 인정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3일 선고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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