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 회원 자리를 내려 놓는다. 신규사업 강화 등 '탈통신' 등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온 만큼 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KT 등 국내 통신기업이 GSMA 이사회 바톤을 이어받을 지도 주목된다.
21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은 이달 초 GSMA에 임기 만료되는 이사회 회원을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GSMA는 세계 220여개국 750여 통신사업자로 구성된 협의체로, 이사회는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한다. 또 이사회 회원은 글로벌 대표 통신사 최고경영자(CEO)급 임원을 선임, 구성된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멤버로 참여해 왔으나 KT는 지난 2018년 이사회에서 제외, 국내기업 의석이 1석으로 줄어든 바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8년부터 12년간 GSMA 이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최근까지 한국의 5G 상용화 노하우를 전수하고, 로밍과 리치커뮤니케이션서비스(RCS) 협력관계 구성, 개발도상국 IT 지원 등에 기여했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 2018년 11월 GSMA 이사회 회원으로 연임됐으며, 이달 2년 임기가 만료된다.
박 사장은 GSMA에 서신을 통해 "신사업 등에 당분간 주력해야 한다"는 뜻과 함께 "가급적 한국 기업이 자리를 이어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사장의 이번 결정은 SK텔레콤의 신사업 강화 등 사업 체제 전환 등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통신 기업 이미지를 벗고,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통한 '빅 테크(Big Tech)'기업에 집중하려는 전략의 일환인 것.
실제로 SK텔레콤은 최근 T맵 분사, 핵심 계열사 기업공개(IPO), 신사업 확대 등 비통신 사업 규모를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과거에는 해외통신사와 협력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컴캐스트, NBC유니버셜, 아마존(AWS)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ICT, 미디어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사업영역 다양화로 이미 매출의 40%를 비통신 사업에서 올리고 있어 통신사라기 보다 종합 ICT기업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관점에서 GSMA는 순수 통신사 단체로 SK텔레콤이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SK텔레콤은 앞으로도 GSMA와 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내년 MWC 참가는 물론, 디지털 뉴딜 등 협력 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GSMA 이사회를 양보한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도 GSMA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 관계를 지속하기로 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KT 등 국내 기업이 GSMA 이사회에 참여하게 될 지도 관심이다. KT는 2003년부터 2018년까지 8회 연속 순환석 이사회 회원으로 활동해온 바 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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