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그룹이 올해 사업 결과를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회의에 돌입한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LG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자리로, '뉴 LG' 기틀을 다지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번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오는 19일부터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계열사별 실적과 미래 사업계획을 점검하는 '사업보고회'를 약 한 달간 진행한다.
LG 사업보고회는 작년까지 매년 5월과 10월에 각 1회씩 개최됐으나,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 등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따라 사업전략 회의를 수시로 진행한 데다 실용을 중시하는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반영해 올해부터 하반기에만 한 차례 운영키로 했다.
구 회장은 올 들어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등 경영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수시로 전략회의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사업보고회는 그룹 핵심 전략회의로,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과도 직결돼 중요하다.
사업보고회는 총수인 구 회장이 직접 주재한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사업보고회를 주재했는데, 지시나 보고보다는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가는 형태로 방식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사업보고회에는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이 참석한다. LG생활건강, LG화학 등 화학 계열사가 먼저 보고에 나서고 이어 전자, 통신 계열 등의 순으로 보고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LG전자 같이 규모가 큰 계열사는 사업본부별로 나눠 보고한다. LG는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채 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안건은 ▲올해 계열사별 실적 및 사업현황 점검 ▲주력 및 성장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 ▲포스트 코로나 기회 발굴 ▲고객 중심 기업으로 전환 방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가속화 방안 등이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달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발 빠른 대응을 해달라고 임직원들을 향해 주문했다. 또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경영 환경 악화로 국내외 기업들이 위기에 몰린 만큼 선제적 대응에 적극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당시 구 회장은 "앞으로의 경영환경은 더 심각해지고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걸로 보인다"며 "어려움 속에도 반드시 기회가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 가자"고 밝혔다.
이어 "평균적인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더 이상 선택 받기 어렵다"며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지금이 바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올해 사업보고회에선 평소 구 회장이 강조해 온 실용주의·고객가치·미래준비 등 3대 키워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고객 가치 제고와 사업재편·신사업 발굴·주력 성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 등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각 계열사별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계획도 주요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가전과 TV 사업 성장성을 이어가면서 스마트폰 사업 실적 회복을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자동차 전방부품과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도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은 오는 12월 1일 예정된 배터리 사업 분사가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또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후발주자 등의 추격으로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전기차 배터리 거점에 대한 투자 계획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방안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이번 사업보고회에서 나온 안을 바탕으로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며, 11월 말께 정기인사도 단행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사업재편과 투자를 하면서 변화를 주도해왔다"며 "올해 사업보고회에서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응 방안과 주력 사업 및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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