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체제'를 본격화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정주영 창업주, 정몽구 회장에 이어 3세 경영 체제를 열게 됐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14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결정한다. 2018년 10월 수석부회장으로 올라선 뒤 2년 만의 승진이다. 지난 2년이 회장 승진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던 셈이다. 정몽구 회장에 이어 20년만의 세대교체이기도 하다.
정 수석부회장의 승진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기 입원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년 동안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 경영을 이끌어왔던 만큼 현대차그룹을 이끄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1970년 10월 18일생으로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1999년 현대차 구매본부 담당을 거쳐 2002년 현대모비스 사내이사에 처음 올랐다. 2003년에 기아차, 2010년에 현대차, 2012년에 현대제철 사내이사를 맡으며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특히 2010년부터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차기 총수로 불리기 시작했다.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고,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 3월에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도 맡으면서 '정의선 체제'가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은 기아차 사장을 맡으며 디자인경영을 주도한 일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 사장을 맡은 후 아우디 출신의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다. 이후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인재를 차례로 영입하며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승진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모빌리티 분야에서 선두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정 수석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을 20년 동안 이끌며 세계 자동차 업체 역사상 유례없는 성장 신화를 만들었던 정몽구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 회장은 1999년 현대기아차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고, 이듬해 현대그룹에서 자동차 관련 계열사를 분리해 현대차그룹을 설립했다. 이후 '품질경영'을 앞세워 글로벌 5대 자동차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남은 과제는 정몽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승계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의 승진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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