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질문 제가 대신 전달해드릴까요?", "마이크 꺼져서 못들으셨을텐데 제가 말씀드릴께요."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이 가장 많이 말한 내용이다.
국회 과방위는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한국정보화진흥원(NIA),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DATA) 국정감사를 올해 첫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이에 따라 5개 피관기관의 기관장들은 국회에 출석하지 않고 각각 기관의 사무실에서 개별적으로 화상회의 시스템에 연결, 총 6개의 분할된 화면에서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과 함께 의원들 질의에 답했다.
다만, 첫 언택트 국감이다보니 진행 도중 여러차례 헤프닝이 발생했다. 고질적인 문제는 질의시간 종료로 인한 마이크 꺼짐 상황. 현장에서는 마이크가 꺼지더라도 대면 소통이 가능했으나 비대면 상황에서는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가 상시 켜져 있는 이원욱 위원장이 대신 질문을 이어주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대부분 여야 가릴 것 없이 형평성 있는 질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중간중간 끊김 현상과 하울링으로 인해 잠시 질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 때마다 각 원장들이 시스템 점검을 위해 식은땀을 흘리기도 했다.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이 질의가 힘들다며, 인터넷 시스템 문제도 산하기관의 책임이 아닌가하고 볼멘 발언을 해 어색한 분위기가 누그러지기도 했다.
국감 진행 도중 급작스럽게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한 허은아 의원(국민의힘)이 장석영 2차관의 영상이 멈췄다며 오류를 바로 잡아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는 장 차관이 마치 멈춤상태인 듯 경청한 모습 탓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장 차관이 "조금씩 움직이겠다"고 답해 또 한번 주변을 폭소케 했다.
몇번의 소란이 있기는 하나 첫 언택트 시도임에도 비교적 원활한 국감이 진행됐다. 초기 질답형태로 진행됐던 절차는 일부 네트워크 지연을 고려해 한꺼번에 질문하고 이후 전체적으로 답변을 듣는 형태로 적응됐다. 중간중간 질의와 답변이 끊어질때마다 이 위원장이 매끄럽게 연결해주는데 따라 의원들도 최대한 시간 안배에 유념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 가운데 이 위원장은 5개 기관의 통폐합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기업의 의견을 청취하면 민원이 발생했을 때 어느 기관을 찾아가야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라며, "융복합 시기에 기업들도 어떻게 통폐합을 하고 전문성을 높일지를 고민하고 있는데, 국가기관도 산만하게 있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5G 준공검사개선-전자파 우려 해소해야…공공와이파이 지하철 확대도
통신업계 관련 질의는 대체적으로 KCA를 대상으로 5G 기지국 준공검사 늦장 대응과 NIA를 대상으로 공공 와이파이를 지하철에도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용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KCA에 접수된 5G 기지국 준공신고는 총 9만5천477건으로 6만9천205건이 준공검사를 받아 개통했는데, 이 중 6만2천481건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동안 집중적으로 처리된 점을 문제 삼았다.
정부의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동통신사들의 기지국 설치는 전파관리소로부터 개설승인을 받아 기지국을 설치한 뒤 준공신고를 하면 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45일 이내 준공검사를 실시한다.
이에 대해 정한근 KCA 원장은 "보통 1일 평균 6.5국 정도를 (준공검사로) 소화할 수 있고 한 번 검사할 때 70분 이상이 소요된다"라며,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야 하기에 이를 감안해 늘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준공검사 늦장대응도 문제시됐으나 이통사의 허위 커버리지 홍보도 도마 위에 올랐다. 5G 기지국 준공신고를 했으나 이를 추후에 철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 즉, 이통사가 기지국 준공신고를 통해 전파를 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검사를 마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를 커버리지에 포함시키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정 원장은 "신고를 철회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커버리지 관련 통계에 신고 기준으로 커버리지를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데 대해) 철처히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공공 와이파이를 지하철로 확대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사람들이 유료 데이터 대신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면 통신사 이득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하철 와이파이 품질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라며, "버스 와이파이처럼 지하철도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용식 NIA 원장은 "(이통사가 지하철에 와이파이를) 적극적으로 투자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과기정통부와 긴밀히 상의해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5G 기지국 구축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국민들의 전자파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토부는 주택법 시행령에 '공동주택 부대시설'에 이동통신 기지국과 중계기 등 통신시설 관련 조항을 신설하고 공동주택에 기지국 장비 구축에 입주민의 3분의 2 이상 동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전자파 우려 떄문이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KCA에서 소형전자파 검증기기를 1억5천만원을 들여 개발했는데 잘 쓰지 않고 있다"라며, "지난해 대비 10분의 1 수준밖에 도입되지 않았기에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원장은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제대로 못한 바 있다"라며, "작년보다 상향해서 빨리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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