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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2위의 반란] 홈쇼핑發 순위경쟁…롯데홈 30년 유통맨 이완신의 마술


'빅4' 각축전에서 성장 돋보여…AR로 입어보고 쇼핑 '리얼피팅' 선도

유통업계에서 '언더독(underdog)'으로 평가되는 2위 반란이 심상찮다. 언더독은 경쟁에서 '이기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약자'에 비유된다.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과 내수 침체 속에서 1등과 2등이 뒤바뀌는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2위 기업들은 소용돌이 속을 걷지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오늘도 급박하게 몸부림친다. 언젠가 올라설 왕좌의 자리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무한경쟁의 질주에서 앞서가기 위해 혹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치열한 생존전략에 몰두하고 있는 2위 기업의 행보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시한부' 롯데홈쇼핑의 구원투수 30년 유통맨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의 행보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이 대표가 2017년 초 롯데홈쇼핑 경영 일선에 나설 때만 해도 회사의 전망은 암울했기 때문이다. 당시 전·현직의 임원의 중소기업 납품 비리로 '비리 홈쇼핑'이란 낙인이 찍혔을 뿐만 아니라 5년간 연장해줘야 하는 방송 허가 기간도 3년으로 줄어든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과거와 단절하고 롯데홈쇼핑의 이미지 개선과 수익성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그는 조직문화 프로그램인 사내 소통 이벤트 '파이팅! 한잔하세요'를 통해 조직을 추스르고 직원 사기를 북돋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6년 4월 시작된 '파이팅! 한잔하세요'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이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다과를 나눠주며 격려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언택트' 콘셉트로도 진행되고 있다.

이런 롯데쇼핑의 변화는 성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GS샵과 롯데홈쇼핑, CJ CNM 오쇼핑부문, 현대홈쇼핑 등 업계 '빅4'의 순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에도 2위에 올랐다. 홈쇼핑 특성상 외형순위의 기준이 매출이 아닌 취급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에 순위 경쟁이 뜨겁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가 '언택트'를 통한 직원 소통에 나섰다. [롯데홈쇼핑]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가 '언택트'를 통한 직원 소통에 나섰다.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취급액 기준 두 자릿수 끌어올리며 GS샵(4조2천822억 원)에 이어 '깜짝' 2위(4조1천371억 원)에 올랐다. CJ ENM 오쇼핑부문과 현대홈쇼핑은 각각 4조449억 원과 3조9천126억 원으로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취급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롯데쇼핑 IR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취급액을 추정하면 4조2천822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보다 무려 11.6%나 성장한 수치다. 취급액 기준으로 업계 2위의 성적이다.

취급액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홈쇼핑 '빅4' 중 롯데가 유일하다. 다만 취급액은 각사마다 산정 기준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올 상반기에도 롯데홈쇼핑도 매출 규모 면에서는 경쟁사에 가장 뒤처졌지만, 신장률로만 따져보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롯데홈쇼핑은 상반기 매출 5천2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를 기록했다. 취급액은 GS샵(2조2천932억 원)에 이어 2조1천964억 원으2위를 차지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전문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패션 분야를 집중 공략으로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앞서 롯데홈쇼핑 대표에 오르기 전 그는 롯데백화점에서 여성의류팀장을 지냈고, 부산 본점 점장과 서울 본점 점장 등을 거치며 여성 패션 전문가로 통한다.

아울러 이 대표가 주력한 또 다른 분야는 중소기업 '상생'이었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파트너사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상생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현장 소통 강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롯데홈쇼핑에 부임한 이후 정기적으로 파트너사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모색하는 등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을 최우선으로 삼고 자금 지원, 입점 상담, 상품 판매 등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며 "파트너사와 소통 기회를 더욱 확대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할 방안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과 '상생'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롯데홈쇼핑은 지난 7월 한국표준협회 주관 2020년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평가에서 TV홈쇼핑 부문 1위를 수상했다. KS-SQI는 한국표준협회와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서비스 산업의 품질 수준을 나타내는 종합지표다. 서비스 품질 수준을 과학적으로 측정, 평가해 고객 지향적 서비스 경영으로 산업사회 발전에 기여한 기업들을 선정한다.

롯데홈쇼핑은 친절성, 서비스, 신뢰성, 물리적 환경 총 4가지 심사항목에서 홈쇼핑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중 다양한 서비스 채널을 통해 주문과 상담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스마트 컨택센터',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편의성을 향상한 서비스 등이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실제 롯데홈쇼핑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체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안경, 선글라스 등 패션 소품을 가상으로 착용해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리얼피팅'을 론칭했다. 롯데홈쇼핑 모바일 앱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선택하고, '리얼피팅' 메뉴를 클릭한 후 휴대폰 화면에 얼굴을 비추면 자동으로 착용한 모습이 보인다. 구찌, 안나수이, 브레라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선글라스와 안경 상품에 적용한 상태다.

특히,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기술을 활용하여 상담업무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인 '가이드봇', 고연령층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여준 '보이는 ARS(자동응답시스템)' '싱글뷰' 화면을 구현한 빅데이터 기반 상담 서비스 등 업계 최초로 시도한 서비스들이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구매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는 상황에서 디지털 패션 플랫폼은 다양한 언택트 특화 패션놀로지 기술로 고객 만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고객으로부터 직접 서비스 품질 수준을 평가받아 1위로 선정된 것이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해 고객들에게 더욱 신뢰를 줄 수 있는 홈쇼핑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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