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30년까지 3개 사업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월드베스트 2030' 비전 달성을 위해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 사업에는 과감하게 힘을 싣고, 성장세가 주춤하거나 부진한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최근 CJ푸드빌을 통해 운영하던 뚜레쥬르를 매물로 내놨다. 앞서 CJ푸드빌은 지난해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2천70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뚜레쥬르가 매각될 경우 CJ푸드빌에는 외식업 및 컨세션 사업만이 남게 된다.
뚜레쥬르는 매각 당시의 투썸플레이스와 마찬가지로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제빵업계가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실적 부진이 매각 추진의 원인은 아니라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는 CJ그룹이 추구하는 사업의 '방향성'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은 식품 사업에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K-푸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다소 사업의 결이 다른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해서는 '털어내기'에 나섰다는 평이다.
실제 CJ그룹은 CJ제일제당을 앞세운 식품 분야 외 CJ대한통운·CJ ENM '삼각편대' 중심의 사업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J푸드빌 산하 브랜드 외에도 지난 2018년 '컨디션'을 앞세워 숙취해소 음료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지고 있던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했으며 지난해에는 CJ헬로를 LG유플러스에 매각했다. 이 외에도 CJ그룹은 최근 연이어 유휴 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월드베스트 2030' 전략 중심 삼각편대의 뒤를 받치는 역할은 CJ올리브영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최근 오는 2022년 상장을 목표로 CJ올리브영의 투자자 유치(프리IPO)에 착수했다.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올리브영을 그룹 차원에서 육성해 나가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매각·상장 과정에서 확보된 자금은 '월드베스트 2030' 달성을 위한 투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는 프리IPO 추진을 직원에게 알리는 메시지를 통해 "유입된 자금을 통해 인수합병(M&A)과 국내외 투자기회에 대응해 성장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계열사의 매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와 뚜레쥬르 매각에 이어 최근 CJ제일제당에게 진천공장과 '비비고' 브랜드에 대한 사용권을 넘긴 CJ푸드빌, 코로나19로 인해 끝 모를 부진에 빠져 있는 CJ CGV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모습이다.
또 이 과정에서 함께 진행되는 CJ올리브영의 IPO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CJ올리브영은 그룹 지주사인 CJ주식회사가 55.01%,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가 17.97%, 장녀 이경후씨가 6.9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IPO 과정에서 CJ주식회사의 지분은 유지된다 하더라도 이선호씨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등을 매각해 상속세 및 CJ주식회사 지분 마련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이선호씨의 CJ주식회사 지분은 2.75%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CJ대한통운·CJ ENM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회사인 만큼 이 회장은 이들을 중심으로 '월드베스트 2030' 달성에 지속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CJ올리브영은 차세대 성장 동력이자 후계구도 힘 굳히기를 위한 포석으로 육성·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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