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58조원이 넘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청약 증거금이 환불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이 자금이 또 다른 공모주 청약을 위해 당분간 계좌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단 평가다. 증권사들은 이미 앞다퉈 청약 환불금 잡기에 나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은 공모청약 후 남은 증거금 58조5천억원 가량을 환불 중이다. 이날 오전 수십조원의 자금이 대거 환불되면서 한국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선 이체장애까지 발생했다.
앞서 지난 1~2일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몰린 증거금은 58조5천542억원에 달한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수량은 320만주로, 768억원 수준이다. 증거금의 대부분인 58조4천774억원이 투자자 계좌로 환불돼 시장에 풀리는 셈이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초저금리 기조 탓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태여서 이들 자금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금융상품에 맡겨뒀다가, 또다른 유망 공모주에 다시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공모주 청약열풍의 신호탄을 쐈던 SK바이오팜의 경우에도 청약 증거금이 환불된 지난 6월26일 증권사 CMA 잔액이 하루만에 9조원 넘게 급증해 56조원으로, 그 다음 거래일인 29일 58조원으로 각각 불어났다.
반면 '증시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50조6천595억원으로 증거금 납입 전인 6월22일(47조3천987억원)보다 3조원가량 늘어났지만, 다음 거래일인 29일 47조6천983억원으로 줄면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주식시황 연구원은 "낮은 예금금리와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 등으로 투자할 곳이 마땅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공모주 청약 환급금은 먼저 CMA 같은 단기 상품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어서 재청약을 위해 증권계좌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소중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게임즈 청약대금 중 환불된 자금 일부는 공모시장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기대감이 높은 기업들의 공모 시점이 연내 집중될 전망이어서, 이들 주식을 청약하기 위한 막대한 자금이 공모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증권사들은 카카오게임즈 청약 환불금 잡기에 한창이다. 상당 자금이 시장 유동성으로 남아 다양한 투자에 활용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삼성증권은 카카오게임즈 청약 증거금이 환불된 투자자를 대상으로 금융투자상품 가입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지급한다. 한국투자증권도 카카오게임즈 청약자가 금융투자상품에 일정금액 이상 가입하면 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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