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파격적인 인수부담 완화 제안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로써 아시아나 매각작업은 사실상 '노딜(거래무산)'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HDC현산은 전날 산업은행에 이메일을 보내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재실사가 불가피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동안 HDC현산은 지난 7월말부터 ▲아시아나의 지난해 말 계약 이후 차입금 증가 ▲인수인 동의 없이 1.7조 대규모 차입결정 및 CB발행 진행 등을 문제 삼으며 아시아나의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채권단과 금호산업 측은 인수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 재실사는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이들의 이견이 계속되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달 26일 정몽규 HDC 회장을 만나 최대 1조원 규모의 매각대금 인하를 포함해 모든 조건을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정 회장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
하지만 정 회장은 아시아나 재실사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사실상 양측이 접점을 찾기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산업이 조만간 HDC현산 측에 노딜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호산업은 지난달 HDC현산에 '8월12일이 거래계약 종결일'이라며 계약해지 가능성을 통보한 바 있다.
이에 양측은 계약금 반환 문제를 두고 법정 분쟁이 돌입할 전망이다. HDC현산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 30.77%를 3천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천772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HDC현산은 계약금으로 2천500억원을 지급한 상태다.
채권단은 현산의 이번 이메일 통보가 아시아나 인수에 대한 최종 의사 표현이라 판단, '플랜B' 가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매각이 최종 무산되면 채권단 관리체제로 넘어가게 된다. 채권단은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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