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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인앱 결제, '구글 공화국' 만들 것"


'안드로이드' 지배력, 앱 마켓 전이…"구글 서비스만 강화"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국회와 업계에 이어 학계에서도 구글의 인앱 결제(앱상에서 상품·콘텐츠를 구매하는 시스템) 확대 방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의 독점적 지위가 앱 마켓 시장으로 전이돼, 앱 생태계가 '구글·애플 공화국'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환 부경대 교수는 27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한 '구글의 앱 마켓 정책 변경과 로컬 생태계' 세미나에서 "구글의 결제 정책 변경으로 생태계 내 부익부 빈익빈이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구글은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인앱 결제 시스템을 웹툰·음원·전자책 등 모든 콘텐츠 앱으로 확대하고, 30%의 결제 수수료를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2021년 8월께 정식 도입될 전망이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27일 '구글의 앱 마켓 정책 변경과 로컬 생태계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27일 '구글의 앱 마켓 정책 변경과 로컬 생태계 세미나'를 열었다.

김 교수는 "구글이 모든 콘텐츠 앱에 결제 수수료 30%를 부과하면 국내 사업자와 소비자들의 부담은 증가하고, 후생은 감소할 것"이라며 "특히 구글과 유사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내 사업자들의 가격 경쟁력이 훼손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은 새롭게 확보한 수수료 매출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할 수 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진 국내 사업자의 R&D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국내 사업자는 늘어난 수수료만큼 이용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는 자칫 가격 경쟁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

김 교수는 "구글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선탑재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더욱 성장하고 있다"며 "실제 '유튜브 뮤직'은 안드로이드에 선탑재되자마자 이용률이 급증했다. 앱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집단 신고를 준비 중인 정종채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는 모바일 OS와 앱 마켓 시장을 하나로 묶어 구글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OS 시장의 독점적 지위가 앱 마켓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변호사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는 모바일 OS와 앱 마켓의 독점력을 결제 시스템으로 전이하는 것"이라며 "이는 경쟁 사업자가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거래 제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문성배 국민대 교수 역시 "이번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은 구글의 지배력을 방증하는 사례"라며 "우려스러운 점은 구글의 지배력이 다른 서비스로 번지는 것이다. 자급제폰에선 '원스토어' 설치가 안 되거나, 구글 검색엔진에서 앱 검색 시 구글 플레이로 연결되는 것도 고민해볼 지점"이라고 말했다.

◆웹 결제, 대안 아냐…다양한 결제 시스템 제공해야

최보름 서울시립대 교수는 구글이 웹(web) 결제를 허용한다 해도 소비자 후생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웹 결제란 넷플릭스처럼 앱에선 로그인만 하고, 결제는 웹 사이트에서 하도록 해 인앱 결제를 우회하는 시스템이다. 인앱 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구글과 애플은 이마저도 금지한다.

최 교수는 "이용자가 클릭 3번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면 해당 사이트를 떠난다는 '3번 클릭법(three-click rule)'이 있다"며 "웹 결제는 이용자가 별도의 웹에 로그인하는 등 추가 프로세스가 생겨 소비자 후생이 감소한다. 결국 3번 클릭 안에 들어오는 건 구글의 인앱 결제뿐"이라고 말했다.

즉, 앱 내에서 다양한 결제 시스템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토종 앱 마켓인 원스토어는 자체 인앱 결제와 외부 결제 시스템을 동시 제공 중이다. 인앱 결제 수수료(20%)도 구글·애플 대비 10%P나 적지만, 외부 결제 땐 수수료가 5% 수준으로 준다.

◆구글 '죄수의 딜레마' 상황 이용…"정부가 나서야"

김 교수는 구글이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죄수의 딜레마란 협력하면 서로에게 이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모두가 손해를 보는 상황을 말한다.

구글 대비 국내 사업자가 '을'이기도 하지만,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달라 공동 대응이 어려운 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A업체가 협상을 통해 인앱 결제 수수료율을 낮췄는데, 이를 알리면 비용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으므로 업계 공동 대응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김 교수는 "구글이 인앱 결제를 적용하면 구글 클라우드를 리워드로 제공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옆 사업자가 어떻게 계약하는지 모르다 보니, 서로 이해관계가 달라 공동 대응하기 어려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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