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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이동걸의 최종담판…노딜 무게추 옮겨질까


아시아나 부채비율 300% 낮추려면 3.7兆 필요…'승자의 저주' 우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최종 담판에 나선다. 업계에선 양측의 입장선회가 없는 이상 '노딜'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지난 20일에 진행된 HDC현산과 금호산업의 대표이사 회동에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헤어진 바 있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아시아나 인수 관련 최종담판을 갖기로 했다. 이번 회동은 이 회장이 지난 20일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제안한 것을 정 회장이 화답하면서 성사됐다. 이로써 이들은 아시아나 인수 문제를 놓고 3차례 만나게 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일에 진행된 HDC현산과 금호산업의 대표이사 간 협상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자 이 회장의 면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권순호 HDC현산 대표와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는 아시아나 재실사 등 M&A관련 과제에 의견을 교환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1시간 만에 끝이 났다.

HDC현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당시와 항공업계 상황이 달라진 만큼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12주간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가 전제돼야만 수용할 수 있고 실사 범위도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회장과 정 회장의 회동에서도 핵심의제인 재실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진척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서는 범위 제한 없는 재실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타협의 여지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아시아나를 인수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나의 부실이 예상보다 큰 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항공업계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1조7천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A350 모습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A350 모습 [아시아나항공]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올해 2분기 기준 부채가 12조8천400억원, 자본은 5천60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무려 2천291%에 달한다. 자본잠식도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의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말 18.62%에서 2분기 49.8%로 껑충 뛰었다.

HDC현산은 당초 2조1천억원 규모 아시아나 유상증자에 참여해 부채비율 300%까지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조원으로는 기존 부채비율 2천291%에서 501.5%에 그치는 데다 부분자본잠식도 종식시킬 수 없다. 부채비율을 300%로 맞추기 위해선 총 3조7천여억원의 실탄이 필요하다.

물론 산은이 기존 입장을 접고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수용할 경우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아시아나 인수가 자칫 HDC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HDC현산은 더욱 신중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HDC현산이 거래파기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협상에 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제시할 당근이 영구채 전환, 기안자금 지원 등에 그칠 경우 협상은 결렬될 것"이라며 "HDC현산은 아시아나 인수를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미 출구전략을 세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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