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양사가 매각해야 할 삼성전자 주식이 23조원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이전 국회에서도 개정안과 유사한 법안들이 발의된 후 폐기된 바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거대 여당의 영향력으로 인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달 들어 주가가 32.49% 급등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하루 동안 21.04%나 상승하며 7만1천900원까지 올랐다. 삼성화재도 지난달 말 대비 주가가 9.32% 올랐는데, 지난 14일에는 18만9천원까지 찍었다.
양사의 주가는 이른바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급등락하고 있다. 지난 6월 국회 정무위원회 이용우·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보험사가 소유한 채권과 주식의 가치를 취득 당시의 원가에서 현재 기준의 시가로 바꿔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험사가 보유한 특정 기업의 투자 손실이 보험 가입자에게 전이될 위험을 막기 위한 취지다.
현재 보험사는 보유한 주식을 취득원가로 계산해 총자산의 3% 이내로만 소유할 수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영향을 받는 회사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뿐이다. 이 중 삼성생명에 가장 큰 영향이 미치기에 개정안은 ‘삼성생명법’으로 불린다.
계열사 지분 보유액 평가방식이 시가로 바뀔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20조원 넘게 처분해야 하고, 삼성화재도 약 3조원 가량을 매각해야 한다. 해당 법안은 현재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 중인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 배당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양사의 지분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19대와 20대 국회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공룡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법은 지난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던 법안이다"라며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거대 여당이 탄생했고, 여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인만큼 그 영향력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드러내고 있다. 수십년 간 보유했던 주식을 시가가 상승했다고 강제로 팔아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은 사실상 특정 기업만을 타깃으로 한 법안"이라며 "기존에 아무런 문제 없이 유지되고 있던 것을 갑자기 바꾼다면 향후에도 이와 같은 법안 발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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