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가 내년 말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 2019년 대비 70~80% 수준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최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역사적인 전환점에 와 있다"며 시장의 새로운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로의 변신을 주문했다.
1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위기상황의 절박함을 드러낸 신 회장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포함한 고위급 임원들에 대한 전격적인 물갈이 인사에 나서면서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그룹의 생존과 미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혁신과 변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신 회장의 결단이다.
재계 일각에선 이번 인사는 그만큼 롯데그룹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임원 인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 2인자'로 불리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황 부회장은 사원으로 입사해 지주사 부회장까지 오른 '40년 롯데맨'이자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한다. 롯데그룹이 수많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재계 5위 대기업집단으로 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산증인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그의 퇴진에 대해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실적 부진을 맞게 된 문책성 인사의 성격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롯데는 "황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와 함께 그룹의 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황 부회장은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은 계속해 수행할 예정이다. 롯데지주 신임 대표이사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이동우 사장이 내정됐다.
이날 신 회장은 대표이사 신규 선임과 함께 롯데지주도 내부 조직개편에 나섰다. 롯데지주의 경영전략실은 '경영혁신실'로 개편됐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 등을 모색하는 데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신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1998년 IMF, 2008년 리먼 쇼크는 1~2년 잘 견디면 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며 "그간의 사업전략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 회장이 이같은 발언은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동안 롯데 각 계열사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일본 출장에서 두달 만에 돌아와 국내 경영 현장에 복귀했을 때에도 "이번 위기만 잘 넘기자는 식의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 고정관념을 깨는 사고의 전환, 빠른 실행력 등을 주문했다.
롯데는 "지속적으로 전문성 있는 새로운 리더들을 발굴해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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