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FCA코리아가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파블로 로쏘 사장을 회사에서 내보내고 제이크 아우만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갑작스러운 사령탑 교체가 지프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FCA코리아는 전날 제이크 아우만을 한국 사장으로 임명했다. 전임 사장인 파블로 로쏘 사장이 사내 성희롱과 폭언·폭행 의혹으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로쏘 사장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 작성자는 "로쏘 사장은 남성 직원들과 함께 어느 여직원을 좋아하는지, 어느 여직원과 성관계를 가지고 싶은지 대답하게 하고, 자신도 어떤 여직원과 성관계를 하고 싶은지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면서 "사무실에서 직원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가장 심한 수준의 폭언, 욕설을 한다"고 주장했다.
FCA코리아 측은 국민청원에 게시판에 해당 글이 올라오기 전 익명의 제보를 통해 이미 본사 차원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논란이 확산되면서 직무 정지 조치를 결정했다. 로쏘 사장의 직위가 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한국수입자동차협회도 지난달 27일 로쏘 사장의 협회 회장직에 대한 직무 정지를 결정했다. 로쏘 사장은 지난 3월 수입차협회 정기 총회를 통해 2년 임기 회장에 선임됐다. 협회는 "언론에서 언급되는 의혹과 관련해서 정상적인 회장직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추후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후속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내부감사를 진행하고 있던 FCA는 결국 로쏘 사장 교체를 결정했다. 다만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 없이 새로운 사장을 선임하는 것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면서 "본사에서도 '로쏘가 회사를 떠났다'고만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로쏘 전 사장이 떠나면서 한국으로 부임하게 된 아우만 사장은 1999년 FCA그룹에 합류했으며, 한국·일본·인도 등 아시아에서 7년 이상 근무했다. 최근 2년간은 중국에서 사장직을 역임하며 알파 로메오를 총괄했다.
특히 FCA코리아는 아우만 사장이 4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 서울로 근거지를 옮길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FCA코리아를 이끌게 된 아우만 사장의 가장 큰 숙제는 전임자의 성추문 논란을 잠재우는 한편 지프의 판매량을 회복시키는 일이 될 전망이다.
특히 로쏘 전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지프 판매에 집중해 지난해 수입차 시장 7위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지프 판매량은 전달 대비 70.4% 급감한 410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한 4천619대를 기록했다.
아우만 사장으로서는 오는 17일 예약판매를 시작하는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의 성적표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2018 LA 오토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됐고 이후 각종 자동차 관련 상을 휩쓸며 존재감을 입증한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는 다음달 공식 출시 예정이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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