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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최후통첩'…"아시아나 재실사 어려워, 책임은 현산에 있다"


산은, 재실사 요청 수용 어려워…인수 전제되면 제한적으로 논의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오는 12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계약 종료 시점을 앞두고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에 결단을 촉구했다. 인수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재실사는 어렵다는 것이 산업은행의 입장이다.

이 회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는 없는 결단의 시점이 오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가 거래 종결 시점에 맞춰 결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산업은행]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입 관련 계약을 체결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항공산업 환경이 악화되며 인수 무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HDC현산에서 대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진전된 행위를 보이지 않는다면 현재로서는 계약 무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매각이 무산되면 2천500억원 규모의 계약금이 문제인데, 현산 측이나 금호 측에서 모두 상대방 책임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금호와 산은 측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계약이 무산되면) 모든 법적인 책임은 HDC현산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여러번의 공문 내용이나 보도자료를 통한 HDC현산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됐다"며 "계약의 무산은 현산이 제공한 원인 때문이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미 7주 동안 엄밀한 실사를 한 상황에서 상황의 변화가 있다면 그것과 관련된 점검만 하면 되는데 자꾸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산업은행은 HDC현산의 재실사 요청에 대해 "통상적인 M&A 절차에서 전래 없을 정도로 과도하다"며 "기본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수가 전제된다면 인수 후 코로나로 인한 영업환경 분석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재실사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가능하다고 봤다.

이 회장은 "쓸데없는 공방은 마무리짓고 양측이 협상해서 계약을 종결지을 때가 왔다"며 "우리도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가 불발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지금의 먹구름이 걷히고 나면 한공산업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은 훌륭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HDC현산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아시아나를 지원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은행은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될 경우의 '플랜 B'를 이미 마련해 검토 중이다.

실무 총괄을 맡고 있는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은 "매각이 무산되도 아시아나항공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안정화, 유동성지원, 영구채 주식전환 등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안정화 후 저가항공사(LCC) 분리매각이나 자회사 처리 등 구체적인 관리 방안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산업은행]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산업은행]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산은법 시행령의 기안기금의 지원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어, 향후 기금 신청이 이뤄지면 정 정상적인 경영안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기금의 지원 규모와 방식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국유화'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국유화보다는 '은행의 관리'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이다.

최 부행장은 "국유화라는 말이 최근에 다소 무분별하게 쓰여지고 있다"며 "국유화는 부채상환 의무, 경영관리 의무를 분담할 때 쓰는 말이지 산은이 출자전환을 통해 일부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국유화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HDC현산과의 인수협상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우선적인 목표로 하고, 시장여건이 허락되면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다른 대기업그룹도 인수대상자로 열어놓고 진행한다. 다만 사모펀드의 경우 정부의 투자적격성 여부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한편 LCC에 대해서는 지난 2월 산업은행이 3천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이후 현재까지 2천500억원의 자금이 지원됐다. 추가 필요 자금은 기지원 업체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최 부행장은 "각 LCC들이 필요한 자금에 대한 회계법인 실사가 진행됐고 올해 연말이나 내년 1분기까지 필요한 자금수요에 대한 실사도 완료했다"며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우선 지원되고 나머지는 정책금융기관 간 분담하는 형태로 지원하는 것으로 관련 부처와 금융기관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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