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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받을까" KT 시즌 '오픈' 웨이브 '대항'…통합은 '동상이몽'


협력 목적 서로 달라, 향후 구도 재편 불가피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국내 OTT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콘텐츠웨이브와 KT가 넷플릭스와의 제휴와 관련해 서로 다른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 제기된 토종 OTT 플랫폼 통합 및 제휴와 관련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밝혔으나 협력의 목적이 서로 달라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30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국회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간담회 'OTT-콘텐츠-방송, 경계와 발전 방안'이 개최됐다. 이 간담회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인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전혜숙,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주관했다.

간담회는 글로벌 OTT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사업자의 국내 시장 잠식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방송 및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방송생태계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준호 의원은 "과연 OTT가 현재 미디어 시장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있고 이번 토론을 통해 OTT에 대한 정의에 접근해봤으면 한다"라며, "현재는 발생했던 이유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왜 OTT를 선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30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국회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간담회 'OTT-콘텐츠-방송, 경계와 발전 방안'이 개최됐다.
30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국회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간담회 'OTT-콘텐츠-방송, 경계와 발전 방안'이 개최됐다.

◆ 콘텐츠 평준화 vs 국내 시장 잠식

이 자리에는 실제 국내서 OTT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과 김훈배 KT 커스터머신사업본부장(전무)이 함께 해 실제 현장에서의 경쟁 양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어 더 열띈 논의가 이어졌다. KT는 OTT 플랫폼인 '시즌'을, 콘텐츠 웨이브는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이 함께하는 '웨이브'를 운영 중이다. 대체적으로 넷플릭스와 관련된 국내 OTT 시장 및 전체적인 미디어 시장의 위기가 다뤄졌다.

특히, KT와 웨이브는 넷플릭스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차이를 보여 향후 국내 OTT 시장 재편 구도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단편적으로 KT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염두해 둔 반면, 웨이브는 그에 맞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KT는 오픈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며 넷플릭스의 긍정적 측면을 바라보는데 비해 웨이브는 국내 시장 잠식을 우려해 통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희주 실장은 "한국은 지금 미디어 주권 상실 위기에 있는데 이 사실을 공유하지 않고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라며, "어떤 곳은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휴를 하고 모 통신사는 넷플릭스와 직접 제휴를 하는 등 이미 (국내 잠식을) 노리고 있는데도 함께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우를 잡으려고 호랑이를 들이는 꼴"이라며, "이걸 또 다른 통신사가 따라하려고 해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훈배 전무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넷플릭스도 콘텐츠 제작 시장에서의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직접 콘텐츠 제작에 나서 성공했다는 말을 시작으로 콘텐츠를 통해 플랫폼은 결국 평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플랫폼 입장에서는 콘텐츠 독점 경쟁을 지속하겠으나 최종적으로는 콘텐츠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오픈 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김 전무는 "음원 시장에서도 처음에는 음원을 타사에 안주기도 하고 음반을 강제로 사는 등의 각을 세웠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평준화됐다"라며, "OTT 역시 소비자가 3~4만원씩 들여 여러 OTT를 구독하기 보다는 해지와 가입을 반복하면서 혼돈의 시기를 겪을 것이고 결국 평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악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라며, "애플(아이폰)이 들어왔을 때 나라 팔아먹는다는 얘기까지 들었으나 그에 따른 스마트폰 경쟁력이 굉장히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넷플릭스가 모 통신사와 함께 제휴했으나 그들의 역할에 따른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며, "한국은 독특하게도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이 타국에서 다 석권하는데도 국내에서는 멜론과 지니뮤직, 벅스 등이 살아남은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 OTT도 넷플릭스가 들어오더라도 경쟁하면서 또 살아남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토종 OTT 통합 필요하지만…방향성 달라

최근 제기된 토종 OTT 합병 및 콘텐츠 제휴과 관련해서는 양측 모두 열려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넷플릭스를 바라보는 관점과 동일한 흐름으로 서로의 목적이 달라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김훈배 전무는 "시즌을 론칭하면서 철저히 오픈 플랫폼으로 가고자 했다"라며, "CJ ENM과도 손을 잡고 웨이브와도 손을 잡고 가야 하는데 매일 고민하고 있으나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희주 실장은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넷플릭스가 국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로 IPTV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의 제휴와 JTBC와 CJ ENM뿐만 아니라 지상파의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본격적으로 제공됐을 때를 꼽았다.

이 실장은 "넷플릭스는 모 엔터테인먼트업체와 어떤 거래를 하면서 타 OTT 플랫폼에 콘텐츠를 거래하지 않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한국 미디어 산업도 넷플릭스가 움직이는 것이 아닌지 합리적 추측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OTT 등과국내 미디어 관련 사업자들이 경쟁력 있게 싸우기 위해서 최근 이슈화되는 것이 국내 사업자간의 통합"이라며, "콘텐츠에 대한 교차 제공이나 협력은 당연한 말이고 상식적인 얘기로, 캐나다의 경우 넷플릭스 진입으로 인해 토종 OTT 무너졌을 때가 생각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디어 시장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미디어 시장의 규제를 파괴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희주 실장은 "정확한 현실 인식과 그것을 해결하는데 있어 과감한 실천력 있는 마음자세가 중요하다"라며, "기존 레거시 미디어 규제를 완화하고 사업자간 제휴 협력 마련,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훈배 전무 역시 "슈퍼VR 서비스를 시작할 때 시즌과 IPTV를 모두 넣으려고 했으나 결국 규제에 막혀 시즌이 들어간 후 6개월 뒤에 IPTV가 들어갈 수 있었다"라며, "IPTV의 규제가 많아 모바일 환경으로의 진입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한준호 의원은 "OTT에 대한 정의를 해소하고 나면 다음부터는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모색이 있어야 한다"라며, "OTT를 포함한 미디어 시장 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전체적으로 방발기금에 참여하고 국가적인 진흥도 함께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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