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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아시아나항공 M&A 이스타항공 전철 밟나


HDC 공식입장 한걸음 물러서…"인수상황 재점검 중"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M&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에 따라 HDC현산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지난 23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주항공은 계약 해제의 결정적인 이유를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라고 설명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업계 위기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된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된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날 제주항공은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앞으로도 어려움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고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회복이 더 지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경우 동반 부실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제주항공도 이 같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결국 두 손을 들었다.

HDC현산과 아시아나항공의 사정도 다를 게 없다. HDC현산 내부에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의 본업도 부진한 상황에서 더 큰 부실덩어리인 아시아나항공까지 떠안을 경우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화물 부문 호조를 바탕으로 깜짝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 화물 운임 상승세도 주춤한 상태고, 여객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결국은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

항공업계 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HDC현산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끊이지 않는다. HDC현산이 공개적으로 재실사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이번 거래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HDC현산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회신했다"고 말했다. 이는 금호산업이 지난 14일 HDC 측에 M&A를 종결하자는 취지의 내용증명도 발송한 것에 대한 회신이다.

그러면서 현산은 "가까운 시일 내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연과 관련한 책임을 모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탓으로 돌렸다. 이 때문에 향후 인수를 포기하더라도 계약금 2천5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명분을 쌓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HDC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언급하지 않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의 책임만 지적한 것을 두고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 가격을 깎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실사를 요구한 것도 일단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HDC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공식 입장은 되풀이 했다.

한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산이 보낸 공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도 이날 대책회을 열고 현산의 요구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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