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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한달 ③] 다주택 고위공직자도 안 팔아…불신 깊어진 부동산정책


스무차례 넘는 대책에도 집값 상승, 그린벨트 해제 놓고 '우왕좌왕'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부가 부동산 투기수요를 막겠다며 6·17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한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정책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다. 고위공직자 3명 중 1명이 다주택자로 드러난 데 이어 계속된 정책 수정, 그린벨트 해제 등을 놓고 정부 부처간 오락가락 행보 등이 혼란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17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고위공직자 750명 중 다주택자는 33.1%에 해당하는 248명으로 나타났다. 주택수에 따라 2주택자는 196명, 3주택자는 36명, 4채 이상은 16명 등이다. 고위공직자는 '고위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장 등 재산이 공개된 중앙부처 재직자'다.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 보유를 향한 비판이 커지자 이번에는 이들의 수도권 강남 선호가 논란이 됐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보다 충북 청주시 아파트를 먼저 내놓았다.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도 서울 강남 아파트와 세종시 아파트 가운데 세종 아파트를 매도했다.

심지어 여전히 공직자 중에서 다주택 보유 사유나 처분 계획을 밝히지 않은 사람도 있다. 김조원 민정수석은 서울 강남구 아파트와 송파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서울 서대문구 단독주택과 관악구 다세대주택 등을 갖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수년째 집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절묘한 '세테크(절세법)'를 진행한 공직자도 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서울 강남구 한양5차 아파트(82.55㎡)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알파리움2단지 아파트(142.01㎡)를 가지고 있다. 2채 모두 투기과열지구에 있다. 이 처장은 아파트 2채를 배우자와 1채씩 나눠 가지고 있다.

현행 종합부동산세는 가구별 합산이 아닌, 인별 과세다. 부부 중 한사람 명의로 다주택을 보유할 경우에만 무거운 세율이 적용된다. 이 처장은 배우자와 집을 나눠 가짐으로써 보유세 부담에서 벗어났다.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정작 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대한 논란도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14일 그린벨트 문제를 점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가 바로 다음날 국토교통부는 이를 부인하는 입장을 내놓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정은 가까스로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를 적극 검토키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제는 주택 인허가 권한이 있는 서울시가 반발하고 나섰다. 집값 안정화라는 이유로 그린벨트를 해제했다가는 미래세대에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라는 논리다. 차라리 시장이 만족할 수준의 주택을 대량 공급하자고 주장한다.

스무차례가 넘는 대책 발표에도 주택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은 데다 고위공직자들은 정작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부동산 정책을 놓고 오락가락 행보를 펼치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최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4%로 집계됐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향후 1년간 집값 전망에 대한 질문에 대해 61%가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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