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는 3무(無) 전기차다. 전기차의 특징인 소음·공해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사이드미러가 없는 미래 지향적 외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아우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e-트론은 2018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고, 지난해 3월 유럽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국내에는 지난 1일 공식 출시됐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동화차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e-트론은 아우디의 '새로운 전기 모빌리티 시대'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판매가격이 1억원을 넘어가는 모델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15일 e-트론을 직접 시승하면서 프리미엄 전기차의 가치를 찾아봤다. 시승 구간은 강원도 홍천 세이지우드에서 내린천휴게소까지 왕복 80km 경로였다.
먼저 e-트론의 외관 디자인을 살펴보면 아우디는 일반 SUV 모델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전기차의 특징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배기 파이프가 없는 후면부를 통해 순수 전기 모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양산차 모델에 적용된 버츄얼 사이드미러는 전기차의 진취성을 드러낸다. e-트론에는 사이드미러 위치에 거울 대신 카메라가 탑재됐고, 차량 내부의 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야간 주행 시 시인성이 크게 높아졌다. 시승은 낮에 이뤄졌지만 터널을 주행하면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대상이 멀리 있으면 헤드라이드 빛이 일부 번지는 현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또한 e-트론은 버츄얼 사이드 미러를 통해 자동차의 전폭을 15cm가량 줄였고, SUV 세그먼트 최고 수준인 0.27의 항력 계수를 달성했다. 공기 저항 계수로도 불리는 항력 계수는 이론상 1.0이 최대치고 이를 10% 낮추면 연비는 약 2%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츄얼 사이드 미러의 위치는 다소 아쉽다. 디스플레이의 위치가 일반적인 사이드미러보다 낮은 편이어서 운전 중에 시선이 곧바로 향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 부분은 운전 시간이 늘어나면 익숙해 질수도 있을 것 같다.
주행성능은 내연기관차에 견주는 것이 의미 없을 정도로 올라섰다. e-트론은 두 개의 강력한 전기 모터를 차량의 전방 및 후방 액슬에 각각 탑재해 합산 최고 출력 360마력 과 57.2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00km/h(안전제한속도),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6.6초다. 부스트 모드 사용 시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408마력, 67.7kg.m로 높아지고, 제로백은 5.7초로 단축된다.
시동을 걸었는지 헷갈릴 정도의 정숙성도 돋보인다. 가속 페달을 밟는대로 바로바로 반응하고, 오르막에서도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100km/h 이상 고속에서도 차체는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었고, 엔진음도 없다보니 디스플레이 계기판에 표시된 속도가 현실감이 없게 느껴졌다. 미세하지만 모터음은 다소 거슬린다.
1회 충전 주행거리(복합기준)는 307km로 공식적인 전비(전기차 연비)는 3.0km/kWh다. 국내에서 전기차 주행거리를 평가하는 기준이 돼버린 서울-부산(456km)을 한 번에 달리기 어렵지만, 정속 주행 시 가능하다는 것이 아우디 측 설명이다. 실제로 시승에서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기능으로 정속 주행한 결과 공식 전비를 훌쩍 뛰어넘는 4.1km/kWh를 기록했다. ACC 기능은 흡잡을 데가 없었지만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이 없는 점은 의외다.
공식 전비를 뛰어넘는 전비는 아우디의 자랑인 콰트로(4륜구동) 시스템에서 비롯됐다. 4바퀴로부터 에너지를 회수하면서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했다. 또한 아우디는 순수 전기차 최초로 새롭게 개발된 브레이크-바이-와이어 시스템을 도입해 브레이크 사용 시에도 에너지를 회수해 더욱 효율성을 높였다.
1억원이 넘는 가격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e-트론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1천700만원이다. 현재 국내에서 출고가 1억원이 넘는 전기차는 재규어 I-페이스, 메르세데스-벤츠 EQC 등이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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