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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선정적·청년비하 신혼희망타운 광고 논란…"입주민 모욕"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들 "사과뿐만 아니라 담당자 책임지고 물러나야"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선정적이면서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광고홍보영상으로 서민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 지난해 말 행복주택 홍보 옥외광고 카피문구로 '흙수저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 이어 이번엔 신혼희망타운 광고영상이 말썽이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LH공사 신혼희망타운 홍보영상 과연 이것이 정부가 원하는 방향입니까?'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이는 LH가 외설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포함된 '커플편'과 청년들의 거주형태를 비하하는 '공포편'을 영상으로 만들어 홍보했기 때문이다.

이 영상이 게재된 것은 지난해였으며, 최근 논란이 일어난 뒤 현재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이미 문제의 영상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전파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커플편' 영상에는 젊은 커플이 특정 가구 쇼핑몰 쇼룸 장소에서 외설적인 행동을 하다가 쫓겨나는 내용이 담겼다. 청원인은 영상 말미에 "일단 넣어보자"라는 문구가 앞의 내용에 연결돼 숙박업소 홍보영상인지 헷갈릴정도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공포편'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거미가 나오고 불도 못키는 허름한 방에서 월세를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문자에 부부가 창문을 깨고 집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내용이다. 청원인은 "신혼희망타운에 입주하는 모든 입주자가 취약계층이라는 판단하에 만들어진 영상"이라며 "신혼희망타운은 결코 싼 가격이 아님을 정부가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LH 신혼의망타운 홍보영상 관련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LH 신혼의망타운 홍보영상 관련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정부가 LH를 통해 공급하는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공공주택이다. 결혼 7년 이내의 부부나 예비 신혼부부,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족이라면 이 청약할 수 있다. 정부는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70% 수준으로 책정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신혼희망타운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에서도 광고영상을 보고 허탈한 마음을 드러낸 예비 입주자와 입주자들이 대다수다.

신혼희망타운 입주자 A씨는 "아파트 분양가격의 70~80%라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요즘엔 90%이상 가격에 풀리고 있다"며 "LH의 광고를 보면 만든 사람도 문제지만, 승인해준 담당자도 제 정신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또 다른 예비 입주자 B씨는 "저 광고영상을 보고 정신이 멍해졌다"며 "남편이자 가장으로 (신혼희밍타운 입주) 결정을 내린 것이 제대로 된 선택인지 의문이 생겼다"고 후회했다.

이어 "여러 사람이 분명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통해 기획이란 걸 했을 텐데 이런 아이디어를 최종 결정하고 광고를 내보냈다는 것이 저들(LH) 전체의 생각을 대변했다고 본다"며 "신희타 입주자 모두를 모욕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며, 정중하고 진정성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H관계자는 "논란이 불거져 현재 광고를 삭제한 상태"라면서 "앞으로는 좀 더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는 외주를 주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만들기도 하나 이번 영상과 관련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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