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10분 이하 짧은 분량(숏폼)의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는 '퀴비'가 출시 초기 시원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숏폼이 대세가 됐지만, 퀴비는 이에 적합한 콘텐츠, 플랫폼 개발은 쉽지 않다는 걸 방증한다. 국내에서도 카카오가 숏폼 서비스를 준비 중인 가운데 성적표에 이목이 쏠린다.
18일 미국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퀴비'는 출시 첫날 앱 다운로드 건 수가 37만9천건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 하루에 2만건 이하로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년 4월까지 퀴비 가입자는 200만명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퀴비 목표치(700만명)보다 500만명 가량 모자란 수준"이라고 말했다.
퀴비는 지난 4월 숏폼 드라마, 예능 등을 서비스하는 '퀴비'를 출시했다. 퀴비는 드림웍스 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와 이베이, HP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멕 휘트먼이 설립을 주도해 화제를 모았다.
퀴비는 출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10억달러(약 1조원) 투자를 유치했을 정도로 헐리우드, 실리콘밸리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스티븐 스필버그, J.J.에이브럼스, 스티븐 소더버그 등의 스타 감독들이 참여하며 제니퍼 로페즈, 드웨인 존슨, 케빈 하트 등톱 배우들이 합류했다.
이같이 퀴비는 호화군단으로 출발했지만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반응을 얻고 있다.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는 숏폼 콘텐츠는 이용자들이 일상을 공유하는 소셜 콘텐츠 성격이 강하다. 이들 영상을 볼 때는 광고는 봐도 돈은 내지 않아도 된다. 반면 퀴비는 광고가 부분 삽입돼도 4.99달러(약 6천원)를, 광고가 없으면 7.99달러(약 9천600원)를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숏폼 콘텐츠를 즐기고 있지만 이는 사용자제작콘텐츠(UCG)가 주를 이루고 유료 서비스에서 광고 같은 짦은 호흡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만족도가 높기 어려운 것 같다"며 "퀴비의 경우 아직 인기 작품이 부족한만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콘텐츠, 플랫폼 업계의 관심이 숏폼에 쏠려 있다. 특히 포털 사이트, 모바일 메신저 등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포털 업체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이용자들이 분량만 짧다고 시청하지 않기 때문에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 학원물 등 10~30대가 호응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톡tv'(가칭)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는 숏폼 영상을 카카오톡을 통해 선보일 전망이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M은 이를 위해 지상파, CJ ENM의 제작진을 영입했고 예능,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보유한 만큼 숏폼 콘텐츠의 확장성을 넗히기에 유리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자회사 카카오M에서 숏폼용 콘텐츠를 제작 중"이라며 "어느 채널을 통해 언제 선보여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숏폼 제작, 유통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와 네이버웹툰은 공동 출자해 '플레이리스트'라는 제작사를 2017년 설립했다. 플레이리스트가 만든 '에이틴', '연애플레이리스트', '최고의 엔딩', '엑스엑스' 등 콘텐츠는 유튜브 조회수 1억뷰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플레이리스트 관계자는 "시청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그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일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분석하고 있다"며 "어떤 스토리가 가장 사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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