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빅스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인공지능)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를 공개했지만,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정식 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홈 미니'는 지난 3월 국내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의 사전예약 사은품 중 하나로 포함되며 출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공식 채널을 통해서는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
올해 1월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직접 '갤럭시 홈 미니'의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상반기가 끝나가는 현재까지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지금 '갤럭시 홈 미니'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중고 인터넷 판매점이나 쿠팡 등 오픈마켓에 개인 판매자가 올린 제품을 사야 한다.
이들 판매처에서 '갤럭시 홈 미니'의 판매가격은 대부분 10만원 이하에서 거래된다. 당근마켓에서는 '갤럭시 홈 미니'가 4만~5만원대에 판매되는 가운데 일부는 3만원대에 팔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중고나라 역시 일부 6만원대에 내놓은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시세는 당근마켓과 비슷하다.
두 곳 모두 중고 쇼핑몰이지만 아직 개봉하지 않았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개봉만 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새 것이나 마찬가지인 제품을 4만~5만원에 구매하는 셈이다. 처음에 '갤럭시 홈 미니'의 가격이 9만9천원에 책정됐다고 알려진 점을 비교하면 거의 반값 수준이다.
쿠팡, 지마켓, 옥션 등에서는 대개 9만원에서 10만원 초반 선에 제품이 팔리고 있다. 다만 재고는 그렇게 많지 않다. 쿠팡에 올라온 2곳의 판매처를 보면 각각 1개, 2개의 제품만이 남았다. 둘 다 삼성전자 공식 판매처는 아니다. 다른 쇼핑몰에 올라온 판매 페이지도 모두 개별 판매자들이 게재했다.
한국 이외 다른 국가에서는 '갤럭시 홈 미니'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삼성전자가 제품을 대규모로 배포한 적이 없다. 즉 현재까지 '갤럭시 홈 미니'는 국내에만 다소 제한된 수량으로 풀린 셈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 홈 미니'에 대한 업데이트를 지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말에 첫 펌웨어 업데이트가 이뤄진 이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시행됐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는 지난달 28일에 이뤄졌는데 '갤럭시 홈 미니'에 대한 관리를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비서 앱인 '빅스비(Bixby)'에서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 골자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갤럭시 홈 미니'에 대한 개인정보 처리방침 변경 안내에 대한 공지를 스마트싱스 앱에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제품에 대한 관리는 정기적으로 하고 있지만 정작 제품 출시를 하지 않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AI 스피커 시장 진입을 재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혹은 코로나19 때문에 제품 출시 일정을 미뤘다는 추측도 나온다. 실제로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분기 중 글로벌 공식 홈페이지에서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곧 출시한다는 내용이 담긴 페이지를 삭제했다. '갤럭시 홈'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페이지만 남아 있을 뿐 제품 사진을 비롯해 제품 관련 다른 정보는 찾아볼 수 없다.
'갤럭시 홈'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8년 하반기 공개한 AI 스피커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갤럭시 홈' 대신 '갤럭시 홈 미니'를 전면에 내세웠다. '갤럭시 홈 미니'는 '갤럭시 홈'보다 작은 크기에 더 간결한 디자인으로 휴대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적외선 리모컨 기능을 추가해 리모컨을 지원하는 구형 가전제품들도 제어가 가능하도록 했다. 갤럭시 홈 미니의 경우 삼성전자 한국어 사이트 제품 페이지가 남아 있다. 그러나 정식 출시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공식 출시되지 않은 제품이기 때문에 출시 계획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라며 "갤럭시 홈 미니를 갤럭시S20 시리즈 사전 판매 사은품 등으로 제공받은 고객들이 있기에 이들을 위한 업데이트를 지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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