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서울 대표 노후단지이자 재건축 대장주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매매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직격탄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11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유세 등 절세용 급매물이 소진된 후, 이달 첫째주 서울 아파트값 오름폭이 전주(0.01%) 보다 확대됐다. 대출규제 대상인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지난달 9억원 초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지난 4월 571건에 비해 100건 이상 늘어난 69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5억원 초과 거래건수는 337건인데, 실거래신고 기간이 30일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최대 거래량인 2월 380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중 3분의 1인 113건은 강남구에서 거래됐다. 그간 가격 하락을 주도했던 강남구에서는 급매물이 대부분 해소되면서 가격이 상승 전환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를 기록했다. 재건축이 0.04% 올라 전주대비 상승폭(0.03%포인트)이 확대됐고, 일반아파트는 0.03% 올랐다.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이어지면서 경기·인천이 0.06% 올랐고 신도시는 0.02% 상승했다.
서울은 9억원 이하 구축 아파트 위주로 오름세가 이어진 가운데, 급매물이 소진된 강남이 상승 전환됐다. 지역별로는 ▲중구(0.16%) ▲구로(0.11%) ▲종로(0.09%) ▲서대문(0.08%) ▲강동(0.07%) ▲노원(0.06%) 순으로 올랐다. 강남(0.02%)은 개포동 주공고층6단지, 압구정동 신현대, 대치동 한보미도맨션2차 등이 500만원~2천500만원 올랐다.
서울 재건축을 대표하는 은마아파트(1979년 8월 입주)는 전용 76·84㎡ 2개 면적대로 구성돼 있다. 전용 84㎡의 경우 지난 4월 올해들어 처음 10억 후반대로 매매가가 내려갔으나, 지난달 20억원대에 재진입했다. 현재 동일면적대 호가는 20억2천~22억5천만원이다. 지난달 21억2천만원에 나온 매물은 이달 8천만원 오른 22억원에 시장에 나와있따.
전용 84㎡ 매물은 올해 1월 22억원(13층)에 1건이 실거래됐으며, 2월에는 9건의 동일면적대 매물이 20억5천만원(3층)~21억8천만원(8층)에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 4월 부동산 규제의 영향으로 일부 급매물이 나오며 1억원 가량 하락한 18억9천300만원(4층)~19억5천만원(8층)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고층 매물기준 20억1천만원(12층)~21억5천만원(10층)대에 실거래되며 20억원대 매매가로 회복했다.
전용 76㎡의 경우 올해 첫 20억원에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은마아파트 전용 76㎡ 매물은 19억9천만원(13층), 19억7천만원(5~9층) 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지난 2월 동일면적대 매물이 19억5천만원(2층)에 거래된 것이 올해 최고가로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저층 매물이 최고가에 실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현재 최고층 매물이 19억 후반대에 실거래 될 경우 20억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 2월 모두 4건의 매물이 19억2천만원(4층)~19억4천500만원(12층)에 계약이 완료됐다. 지난 4월 1~2억원 하락한 17억4천500만원(7층)~18억4천만원(7충)대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18억(4층)~19억3천만원(10층)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해 1월 동일면적대 매물은 14억원(1층)~15억6천800만원(10층)에 거래돼 올해 2월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1년새 약 5억원 가량 매매가가 오른 상태다. 지난해 전용 76㎡ 최고가는 21억 5천만원이다.
각종 부동산규제에도 큰 낙폭없이 회복세에 접어든 은마아파트는 지난 2003년 12월 31일 조합설립추진위원회승인 신청 이후 2016년 9월 9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설계자로 선정, 같은달 28일 계약을 완료한 것 이외에 재건축 사업 속도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건축 승인이 나지 않고 있으며, 번번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입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상태다.
최근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추진위원장과 동대표 선거를 둘러싸고 소송전까지 발생하는 등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26일 은마아파트 주민 100여명은 '은마아파트 부정선거 또 발생! 대놓고 상습 부정선거'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단지 인근에서 '부정선거 막자'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했다. 이날 시위는 재건축 추진위원장과 동대표 선거를 놓고 재건축 추진위와 추진위에 반대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든 반상회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 임기가 지난 2월 17일자로 만료됐다. 그러나 새 추진위원장을 뽑지 못해 종전 위원장이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추진위 측이 선거관리위원회를 다수결로 구성하겠다고 하자 비대위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대표 선거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7일은 동대표 후보자 접수 마감일 비대위 소속 주민 수십명이 "선관위를 못 믿겠다"며 입후보자 서류 심사를 막아섰고, 선관위 측은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출입문 차단을 시도했다. 이에 반상회 측 주민들은 용역업체 직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최근에는 '(주택내부) 녹물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동대표가 또 선출됐다며 이를 반대하는 서명이 진행중이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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