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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LGU+, PP 진출에 '들썩'…SKB·KT도 가세하나


대형 IPTV 중심 PP 시장 재편 예고…"생태계 선순환 고리 만들어야"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LG유플러스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시장에 진출한다.

SK브로드밴드 역시 LG유플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PP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의 스카이TV를 통해 PP 사업을 영위 중이기는 하나 KTH 등 계열사들의 PP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처럼 유료방송 업계가 수평뿐만 아니라 수직적으로도 통신사 중심의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OTT 등 콘텐츠 공세가 거세지면서 이 같은 재편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중소업체들과의 상생 협력 등은 과제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법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실정이다.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

8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방송채널사용사업(PP) 시장에 진출한다. 미디어로그는 'U+알뜰폰' 사업과 미디어 및 ICT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2개 채널을 구상 중인 상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해당 사업에 대한 등록 접수도 마친 상태다. 2001년 방송법 개정으로 PP 사업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됨에 따라 일정 요건을 갖춘다면 언제든 PP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유료방송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PP 시장 진출을 놓고 대형 사업자 등장에 따른 콘텐츠 사업 생태계 확산 및 투자 활성화 등 기대를 보이고 있다. 반면 프로그램 사용료를 둘러싼 중소 PP와의 갈등 및 대형 사업자 쏠림 등 우려도 나온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부 규제에 따라 모수가 정해져 있는 프로그램 사용료를 분할해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대형 사업자의 PP 시장 진출은 우려되는 대목"이라며 "PP 시장도 통신사 등 대형 사업자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LGU+가 지핀 불씨…IPTV 중심 재편 촉발되나

유료방송사업자의 PP 운영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지상파뿐만 아니라 케이블TV 역시 채널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

다만, IPTV의 경우 KT가 아닌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가 손자회사계열인 스카이TV를 통해 PP 사업을 운영해왔다. 이번에 IPTV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직속 계열사를 통해 직접 PP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같은 IPTV 사업자의 PP 시장 진출에는 긍정과 우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콘텐츠 투자 선순환 등 기대와 함께 대형 사업자 쏠림 등 우려가 있는 것.

일단 방송채널 사업은 곧 콘텐츠 확보를 위한 제작 투자가 이뤄지는데, 대형 IPTV 사업자라면 기존 대비 보다 규모 있는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은 긍정적인 대목.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PP 진출은 사실 오래전부터 거론됐던 사안으로,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 역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이를 검토중인 상황"이라며, "SK브로드밴드도 판단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KT 역시 계열사인 KTH를 통한 PP 사업 진출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카이TV를 계열로 두고 있는 KT스카이라이프의 수장은 김철수 대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KTH 대표를 맡은 바있다.

김 대표는 KTH 대표 시절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영화 '기생충'에 대한 투자 및 1차 주문형비디오(VOD) 판권을 확보, 콘텐츠 투자에 탁월한 감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때문에 KTH와 KT스카이라이프, 스카이TV가 언제든 PP 시장 확장에 손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같은 대형 사업자 중심의 PP 시장 재편은 구글 유튜브나 넷플릭스, 향후 디즈니와 애플 등 해외 콘텐츠 플랫폼에 맞서 국내 콘텐츠 투자 확대 및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콘텐츠 제작 환경이 외산 자본으로 인해 잠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사업자가 나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일 수 있다"며, "여러 우려와 고민은 PP 채널을 운영하면서 2~3년 내에 가치 평가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선순환 구조를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생 및 생태계 등은 과제

반면 최근의 인수합병(M&A)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IPTV 등 통신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콘텐츠 우회 투자, 프로그램 사용료로 인한 중소 PP와의 잠재적 갈등, 대형 사업자의 지배력 확대 등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 중소 콘텐츠 업계와의 상생, 투자 확대를 통한 생태계 선순환 등 기반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통신방송 콘텐츠 육성에 5년간 2조6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과기정통부가 LG헬로비전 허가를 조건으로 내건 방송 미디어 산업 생태계 발전, 콘텐츠 투자 계획, 협력업체와의 상생방안 마련 등 일환이다.

다만, 이번 PP 사업 직접 진출로 벌써부터 이 같은 투자 확대 및 선순환 효과가 위축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투자라고 한다면, 중소 제작사나 PP 등을 직접 지원하거나 열악한 중소 사업자를 인수해 육성하는 방법 등 여러 방법이 있다"며 "자체 채널 사업에 나설 경우 경쟁 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중소PP 입장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모수가 정해져 있는 프로그램 사용료를 대형IPTV 사업자의 PP와 나눠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

PP업계 관계자는 "총 매출 대비 플랫폼별 비율로 정해진 프로그램 사용료를 구분해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대형 사업자가 자신의 PP에 유리한 평가를 내리고 채널 우선권까지 넘겨주게 된다면, 현재도 어려운 중소업체의 고민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 지배력 전이를 문제삼기는 이른감이 있으나 이미 지상파나 SO 들이 이런 방식으로 비용 보전에 나선 바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IPTV 3사가 자체 채널을 운영하게 된다면 비용 보전을 위해 서로가 돌려받는 방식의 채널 편성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보다 양질의 채널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CJ헬로가 제공했던 CJ ENM 수준은 아니더라도 케이블TV가 운영하고 있는 채널 사업자보다는 우위에 서야 한다는 것.

김용희 교수는 "기존 부가상품으로 취급받던 채널 사업의 한계를 넘어 양질의 콘텐츠 제공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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