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시장은 가속페달을 밟으며 달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보급에 가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당초 예상치보다 24% 낮아졌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전망치가 기존 대비 각각 35%, 36%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의 전기차 시장 전망은 기존 84만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특히 EU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 부양 정책의 일환으로 전기차 관련 지원에만 800억유로(약 110조원)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계획도 기존의 2배 수준인 200만 곳으로 확대했다. 전기차 구매 시 부가세 면제 혜택도 꺼내들면서 내연기관을 대체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미국 역시 전기차에 대한 육성 의지가 강하다. 특히 민주당은 전기차 보조금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1월 대선 뿐만 아니라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차지할 경우 전기차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아직까지 전세계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올해 4월 중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전기차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당초 올해까지로 계획했던 전기차 보조금을 2년 연장한 것도 전기차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의 걸림돌은 배터리 공급부족이다. 최근 1~2년 내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 부족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공급 부족 시점은 당초 2024년으로 예상됐지만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배터리 공급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배터리 업체와 합작해 신규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일본 토요타는 파나소닉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전기차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세계 2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9월 스웨덴 배터리 생산업체인 노스볼트AB와 합작법인을 만들고 최근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또한 폭스바겐은 중국 배터리 업체인 궈시안 지분을 취득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미국 GM은 LG화학과 합작해 공장을 짓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선두권 진입을 노리는 현대차그룹도 국내외 배터리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며 전기차 시장을 꾸준히 확대시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수용 모델에는 보조금 지급이 가능한 현지 업체 제품을 사용하고, 이외 지역에는 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 공장을 찾아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면서 양사의 합작회사 설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계 "올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대수는 83.6만대로 중국의 86.7만대와 유사한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의 2019~2025년 전기차 판매 연평균 성장률은 35%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 연구원은 "중국의 전기차 판매대수는 올 1분기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019~2025년 중국의 전기차 연평균 판매 성장률은 15%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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