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카타르 LNG 프로젝트에서 '잭팟'을 터트리면서 철강업계에도 순풍이 불고 있다. 조선업계에 일감이 늘어날수록 조선용 후판 수요 증가로 철강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업계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포스코는 이날 오후 2시50분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7.94% 증가한 20만4천원을, 현대제철은 14.25% 증가한 2만5천250원, 동국제강은 상한가(30.00%)를 기록했다.
철강주(株)가 반등한 배경에는 전방산업인 조선업계의 호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1일(현지시간) 한국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100척 이상의 LNG선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내용은 2027년까지 LNG선 건조슬롯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금액은 원화로 약 23조6천억원에 달한다. 조선업 수주 역사상 최대규모다. 슬롯계약은 정식 발주 전 건조공간을 확보하는 절차다. 정확한 발주시기나 선가, 조선사별 수주 척수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수주는 조선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 위축과 물동량 축소, 원유수요 감소까지 겹치며 선박 발주가 끊겼기 때문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누계 선박 발주량은 233만 CGT(환산톤)으로 작년 1분기(810만 CGT)보다 71.3% 떨어졌다.
카타르 LNG사업에서 '잭팟'을 터트리면서 향후 LNG선 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 러시아 '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서도 수주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조조정에 돌입한 철강업계도 모처럼 미소를 드러내고 있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매년 두차례 조선용 후판가격을 놓고 협상을 펼친다. 후판은 배를 건조할 때 주로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한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지만, 조선업계가 경영난에 처하면서 후판가격 인상에 실패했다. 지난해 3분기 후판 가격을 t당 3만원 올렸지만,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에 다시 3만원 인하한 상태다. 철강업계는 조선업계에 일감이 늘어난 만큼 상반기에는 가격을 인상,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철강업계는 세계 각국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경제부양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로 멈춘 산업현장들이 다시 정상화되고 있는 데다 SOC 투자로 인해 철강수요가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5월 중국 철강수요는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코로나19로 인해 멈춘 산업들이 정상화돼 철강재 실수요를 이끌고 있다"며 "6월 이후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나 계절적 비수기 진입 등이 수요증가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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