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직격타를 맞게 된 보험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고객이 낸 보험료를 굴려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내야 하는데 추가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서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실적 개선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2개월여 만에 다시 금리를 내렸다.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직격타를 맞게 된 보험사들은 생존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보험사는 고객이 낸 보험료를 굴려 자산을 운용해 보험금을 돌려주고 회사를 운영한다. 이로 인해 주식 등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주로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데 금리가 인하하게 되면 채권 수익률도 떨어져 자산운용수익률이 하락한다.
실제로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점차 하락해 현재 3.5%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2010년 5%까지 올랐던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5년까지 4%대를 유지해왔다.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자산운용수익률은 3% 초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이차역마진 문제까지 겹치면서 더욱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생보사들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6~8% 금리를 보장하는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경쟁적으로 판매해왔다. 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자산운용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더욱 많은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보험업계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던 해외투자 한도를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됐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되자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지만 그간 30%에 한도에 묶여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해당 개정안은 법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당장 도움이 될 수는 없을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자산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면서 향후 실적 개선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기로에 섰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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