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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준비 '착착'…이재용·구광모, 현장경영 재시동


신사업 발굴·안전 경영 등 코로나19 위기 극복 나서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시 멈췄던 현장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이 부회장과 구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잇따라 현장 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해외 출장에 나서는 등 사실상 코로나19 사태 전과 다름없는 경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경영 보폭을 적극 넓히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에서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겠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7~19일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출장을 다녀왔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7~19일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출장을 다녀왔다. [사진=뉴시스]

실제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 후 일주일 만인 지난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이 사업을 목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으로, 이 자리에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차세대 전지다.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먼저 상용화하는 기업이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이 협력을 논의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17~19일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출장을 다녀왔다.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첫 해외 출장으로, 사흘간의 짧은 일정 동안 3번의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아 위기 극복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이 부회장이 출장을 다녀온 지 사흘 만인 22일 삼성전자는 시안2공장 증설에 필요한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기술진 300여 명을 추가 파견했다. 지난달 200여 명의 반도체 기술진을 급파한 데 이어 한 달 새 500여 명을 투입한 것이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지인데, 코로나19에도 증설 작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평택 캠퍼스의 파운드리 라인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의 일환으로 1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월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한 이후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최근 화재사고가 발생한 LG화학 대산공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구 회장이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한 모습.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월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한 이후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최근 화재사고가 발생한 LG화학 대산공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구 회장이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한 모습. [사진=LG]

코로나19로 내부적으로 경영 현안 파악에 집중하던 구 회장은 지난 20일 사고가 발생한 LG화학 대산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봤다. LG화학은 19일 대산공장에서 LG화학 소속 직원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는 화재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앞서 7일에는 인도 남부에 위치한 LG폴리머스 공장에서 화학물질인 스티렌 가스 누출 사고로 주민 12명이 사망하고 수천여 명이 치료를 받았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도와 국내 사업장에서 잇따라 일어난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많은 분들께 염려를 끼쳐 매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잇단 안전환경 사고에 대해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안전환경, 품질 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월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한 이후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이지 않은 바 있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현장 경영에 본격 나설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비상경영 상황 점검에 집중해왔다.

또한 5월쯤 진행하던 LG그룹 계열사의 상반기 사업보고회도 진행하지 않았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전략에 대한 수시 보고가 이뤄지고 있어 별도의 회의가 불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사고 현장 방문으로 다시금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은 총수로서 직접 나서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아버지인 고(故) 구본무 회장에 이어 '안전경영'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속 사업 효율화를 위해 생산기지 이전도 추진한다. LG전자는 20일 구미 사업장 TV 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 TV 공장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TV 공장의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해 아시아권 TV 거점 생산 기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총수들의 경영 행보가 재개되는 분위기"라며 "코로나19 극복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경영 보폭을 점차 넓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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