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재계가 문재인 대통령의 고용 유지·창출 주문에 화답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달 21일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서 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대란에 '일자리 지키기'를 위한 기업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은 지금 한배를 타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가 정말 한배를 탄 심정으로 '으쌰으쌰'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생태계 전체를 지킨다는 비상한 각오로 일자리를 지키고 우리 산업과 경제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을 담았다.
이러한 정부의 일자리 지키기 당부에 재계는 미뤄졌던 공채를 재개하며 적극 화답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력 확보를 무작정 미룰 수 없다는 판단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LG 등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지만 신규 채용에 나설 전망이다. 경영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게 된 기업들은 정부의 요청에 발맞춰 고용 유지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과 현대차그룹, SK, LG 등 주요 기업들은 하반기 미뤄진 채용을 재개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달 말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이 GSAT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상·하반기 공채 규모를 공개하지 않지만 통상 한해 1만여명을 뽑아왔다. 올 상반기에 예년 수준인 5000명 이상의 신규 채용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201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3년간 총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여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과 대한상의에서 만나 "기업의 본분은 고용창출과 혁신, 투자인데 제일 중요한 것은 고용 창출이다"면서 "2년 전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채용을 지난 3월 화상면접을 도입하면서 재개했다. 현대차는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어 관련 분야의 채용을 더욱 늘릴 방침이다. 지원서 접수 및 서류전형 단계에서 멈췄던 채용 절차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부문 신입·경력 신규 채용도 열리게 됐다. 다만 평가는 화상면접 방식으로 이뤄진다.
SK그룹도 상반기 공채 일정이 미뤄지기는 했지만 예년 수준의 고용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4일 올해 상반기 SK그룹 인턴·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필기 전형인 종합역량검사(SKCT)를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 확산으로 계열사별 면접 전형의 경우 대면이나 화상면접 등으로 진행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LG그룹에서는 LG전자가 코로나19 안전성과 대내외적인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반기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연간 1천여 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일부 본부에서 경력사원 모집을 진행하고 있을 뿐 신입 채용 일정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LG그룹 계열사별로 채용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확정하는대로 채용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엔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가가 조직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정해진 장소에 모든 지원자가 모이게 하는 대면면접만으로는 이러한 변화에 적합한 인재를 적기에 채용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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