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두 달 가량 일본에 머물렀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칩거 생활은 끝내고 국내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두지휘한다. 자리를 비운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전 사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은 만큼 롯데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롯데지주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일 귀국한 후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친 뒤 이날 잠실 사무실로 출근했다. 앞서 신 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49재를 지낸 직후인 지난 3월 7일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는 지난 3월 18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돼 4월 1일 취임식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신 회장은 그 동안 두 달 가까이 일본에 머물며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으로서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적극 나섰다. 국내 사업은 매주 화요일 화상 회의를 통해 현안을 직접 챙겼다. 계열사 현안 보고와 비정기 회의도 화상을 통해 진행됐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다음달 말 열릴 예정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때까지 일본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내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시기를 앞당긴 듯 하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전 사업이 타격을 입은 영향이 큰 듯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의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유통 사업은 올해 1분기에 백화점 실적이 '코로나19' 직격타를 입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6% 감소한 521억 원에 그쳤고, 매출은 8.3% 줄어든 4조767억 원을 기록했다.
화학 사업인 롯데케미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은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손실이 860억 원으로 2012년 2분기 이후 31분기만에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3조2천7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호텔 사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주력 사업인 면세·호텔부문이 모두 타격을 입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한 1조874억 원에 머물렀고, 영업손실은 79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로 인해 신 회장이 2015년 8월부터 추진해왔던 호텔롯데 상장 작업은 기약없이 미뤄지게 됐다.
여기에 음료업계를 이끌던 롯데칠성음료도 '코로나19'에 직격타를 입었다. 이곳의 1분기 매출은 11.7% 줄어든 5천73억 원, 영업이익은 67.7% 급감한 62억 원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신 회장은 지난 3월 화상으로 열린 비상경영회의에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지금도 위기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신 회장이 예상한 것보다 상황이 더 악화된 탓에 롯데가 정상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 회장이 다음달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표 대결을 다시 벌여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이사 해임의 건과 이사의 결격 사유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안을 제출한 바 있다. 또 만약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될 시 법원에 신 회장의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일본 및 자택에서도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영 현안을 챙겨왔다"며 "오늘부터 정상적인 출근을 재개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위한 각종 회의 및 보고 일정을 바쁘게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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