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2000년대 들어서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한국 자동차 수출의 일등공신으로 MK(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이 꼽힌다. 현대기아차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던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거듭났다.
현대자동차는 1976년 에콰도르에 ‘포니’ 6대를 수출하며 세계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기아자동차는 이에 앞선 1975년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에 판매해 첫 수술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를 포함해 해외생산 기지에서 생산된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실적은 괄목할 만하다. 현대차는 첫 해외 수출 이후 27년 만인 2001년 해외 누적 판매 1천만대를 달성했다. 이후 2천만대를 넘어서는데 불과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09년 3천만대, 2011년 4천만대, 2013년 5천만대를 넘어서며 1천만대를 추가하는 시간은 갈수록 짧아졌다. 이어 2017년 8천만대, 지난해 9천만대를 돌파했다.
현대기아차 누적 수출량 9천만대 중에서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된 물량은 4천546만대, 해외 공장 생산 판매 물량은 4천472만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1997년 터키 이즈미트에 공장을 세운 후 해외 현지 생산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완공된 기아차 인도 공장을 포함해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은 20여개에 달한다.
2000년대 이후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에는 정 회장이 강조한 품질경영이 자리 잡고 있다. 정 회장은 1999년 현대기아차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뒤 품질경영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생산과 품질 향상에는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품질총괄본부를 신설하고 품질관련 기능을 총괄하게 했다.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도입한 ‘10년·10만마일 무상보증’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었다. 당시 포드와 GM이 3년·3만6천마일, 도요타가 5년·6만마일을 보장하는 것과 비교해 파격적인 조치였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시행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를 통해 ‘싼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현대기아차도 품질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00년대 초반부터 JD파워 신차 품질조사(IQS)에서 일본, 독일차보다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았고 지금까지도 이 같은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의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산업 역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다. 또한 정 회장의 품질경영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디자인경영으로 이어지면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제네시스 G80는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BMW 5시리즈’의 경쟁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제네시스는 G80를 필두로 G90, G70, GV80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프리미엄 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일군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한국인 최초로 헌액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주요 인물로는 포드 창립자 헨리 포드,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 벤츠 창립자 칼 벤츠, 혼다 창립자 소이치로 혼다, 도요타 창립자 키이치로 도요타 등이 있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은 정 회장 헌액 이유에 대해 “현대자동차그룹을 성공의 반열에 올린 업계의 리더”라며 “기아차의 성공적 회생,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고효율 사업구조 구축 등 정 회장의 수많은 성과는 자동차 산업의 전설적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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