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유통업계가 또 다시 셧다운 공포에 휩싸였다. 이달 초 확진자 수 감소세로 '보상 소비'를 기대했던 유통업체들은 연이은 확진자 등장으로 일부 점포 문을 닫은 데다 또 다시 소비심리가 침체될 것으로 우려되자 답답해하는 눈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과 현대백화점 충청점·중동점은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점포 문을 닫고 방역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현대백화점 충청점은 지난 9일 임시 휴점한 후 다음날 문을 열었고, 현대백화점 중동점도 지난 10일 저녁 7시 30분에 영업을 조기 종료하고 매장 방역을 실시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확진자는 명품매장 직원으로,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사람과 밀접 접촉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직원은 지난 5~6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했고, 7~9일에는 근무를 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충청점 직원은 입점업체 직원으로, 지난 4일 밤부터 5일 새벽까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6~8일에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했고, 출·퇴근 때는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또 근무 중 또는 이동 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백화점 중동점도 입점업체 직원 1명이 연휴 기간 동안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5~6일 출근한 후 7일에는 쉬었고, 8일에 다시 출근해 9~10일에 근무를 하지 않았다. 10일에는 검사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전국에 75명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직원들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일부 점포들이 잇따라 문을 닫자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날씨가 따뜻해진 데다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소비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 속에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이미 1분기 동안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으로 수천억 원 가량의 피해를 본 유통업체들은 이번 일로 2분기마저 큰 타격을 입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확진자 수가 감소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2분기 이후에는 실적 회복이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코로나19' 재유행 움직임으로 물거품이 됐다"며 "이번 일로 2분기뿐만 아니라 하반기까지 여파가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일부 유통업체들은 고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직원들과 고객들이 모두 쾌적하게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매장 온도를 낮추고 하절기 복장을 도입하는 등 시원한 환경 조성에 나섰다. 우선 11일부터 매년 6월 초에 시작했던 점포 근무 직영사원들의 '쿨비즈 복장' 도입을 약 3주 앞당겼다. 또 현장 지원 사원들의 근무 환경도 예년보다 일찍 하절기 시스템으로 바꿨다.
직원뿐 아니라 마스크를 쓰고 백화점을 찾는 고객을 위해 매장 환경도 바꿨다. 그 동안 5월 매장 온도는 평균 25도로 맞춰왔지만 올해는 마스크를 착용한 고객들을 고려해 지난 6일부터 22~23도 정도로 낮췄다.
특히 11일부터는 매장 환기를 위한 공조 시스템도 강화해 내부공기와 외부공기의 순환을 높인다. 최근에는 공기질을 위해 공조기 필터도 1㎛이상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고급 사양의 필터로 교체했다.
이마트는 이날 성수점 본점을 시작으로 전국 158개 점에서 쇼핑카트 10만여 대 손잡이에 '항균 필름'을 부착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대구·경북 지역에 시범 도입했던 '고객안심가드'를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155개 점으로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과 직원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안전하고 위생적인 쇼핑 공간 조성을 위해 다양한 생활방역을 위한 장치를 도입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안전을 위한 재원은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관점에서 최우선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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