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 만에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한 이후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6일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에서 "오늘의 삼성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 그 과정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하고,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에도 부족함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특히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SDS에 대해 비난을 받았고, 최근에는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며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며,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의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며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지 않고 제 자신이 평가받기 전에 제 이후 승계를 언급한다는 점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노사 문제에 대해서는 "삼성의 노사문화는 시대의 문화에 부응하지 못했으며,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어 책임을 통감한다"며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며, 노사 관계를 철저히 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전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하기보다는 입장문 등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에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과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지난 3월 11일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문제 등에 대해 반성을 담은 대국민 사과를 권고한 바 있다.
당초 대국민 사과 기한은 지난달 10일이었지만, 삼성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권고안 논의에 시간이 걸린다며 기한 연장을 요청, 이달 11일로 연장됐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8월 이 부회장 파기환송 선고 직후 "과거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업 본연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사과했고, 지난해 12월 노조 와해 혐의 유죄 판결, 올해 2월 임직원의 시민단체 후원 무단 열람에 대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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