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지주가 올해 1분기 비정유부문의 실적개선에도 매출의 75%가량을 차지하는 현대오일뱅크의 부진으로 5천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상 최악의 정제마진 악화와 전례없는 저유가로 인한 재고평가손실로 현대오일뱅크만 5천6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9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매출은 5조7천163억원, 영업손실은 4천872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3천6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1.9%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전환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배경에는 현대오일뱅크의 부진에 있다. 실제로 현대오일뱅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한 4조4천166억원을, 영업손실은 5천632억원, 순손실은 4천6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과 비교해 적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 정유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은 마이너스에 근접했다. 1분기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0.3달러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를 뺀 가격으로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결국 상품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더욱이 1분기 유가가 연일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정유사는 원유를 사고 2~3개월치 가량을 비축해놓는다. 유가가 높을 때 샀던 원유비축분들은 재고평가 손실로 작용한다. 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재고평가손실은 1천874억원이며 유가변동손실은 5천885억원이다.
석유화학부문 계열사 부진도 이어졌다. 현대케미칼은 MX(혼합자일렌) 등 주요제품 스프레드 악화로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현대케미칼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천47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제품크랙 하락으로 컨덴세이트 스플리터(CSU) 마진 감소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지주는 자회사인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글로벌서비스 등 비정유부문이 이익 개선을 이루며 실적방어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로봇사업부문은 적자전환했지만, 배당수익 증가로 영업이익 2천382억원을 거뒀다.
특히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성장세는 돋보였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4.6% 증가한 312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101.6% 증가한 2천713억원을 거뒀다. 이는 올해 국제해사기구(IMO)환경규제를 앞두고 스크러버 개조공사와 기저효과 등에 따른 것이다.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다소 악화됐지만, 전분기와 비교해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현대건설기계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5.1% 증가한 107억원을, 현대일렉트릭은 43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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