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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의 이유있는 R&D 공격투자…'포스트 코로나19' 주목


4대그룹 "어렵고 힘들 때 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될 때 다시 한 번 힘을 내 벽을 넘자.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수원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위기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재계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추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에서도 기술력에 기반한 '초격차'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했다. 난해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경제보복에 이어 코로나19와 같은 잇따른 악재 속에서도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

실제 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R&D 투자는 후발주자와 기술격차를 벌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 선도 기업 지위를 확고히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제가 전례없는 충격에 빠진 가운데 재계 총수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주문하고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제가 전례없는 충격에 빠진 가운데 재계 총수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주문하고 나섰다.

1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20조2천76억 원으로 사상 처음 20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말 18조6천620억 원보다 1조5천억 원 늘었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시스템반도체와 퀀텀닷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먹거리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지난해 8.8%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2018년 8월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3년간 180조 원 신규 투자 방침을 밝혀 이러한 투자는 올해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제가 전례없는 충격에 빠진 가운데 재계 총수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주문하고 나섰다. 현재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10~20년 후를 내다보는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단기 충격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해를 미래차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원년으로 삼고 2025년까지 5년간 매년 20조 원씩 투자한다고 밝혔다. R&D 인력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현대차는 미래차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본부 신입·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한다고 했다. 채용 분야는 수소연료전지, 전동화·자율주행 기술 등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3조389억 원을 들였다. 주요 연구 프로젝트로는 운전자의 주행습관을 AI로 분석해 속도 가감속 패턴을 파악하는 기술 등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상시 채용은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 확보를 통해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R&D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달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여하는 '비상 경영 회의'를 소집하고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R&D에 역대 최대 금액을 투자하고 직원 수도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R&D 비용은 3조1천885억 원으로 집계됐다. R&D 투자액이 3조 원을 넘어선 것은 회사 역사상 처음이다. 메모리 반도체 등 기존에 강점이 있는 사업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비메모리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업황 악화에 따라 작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33% 감소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1.5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LG그룹도 미래 기술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R&D 부문에 4조344억 원을 들였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식물재배기 등 신제품 개발에서 성과를 냈고, 건조기에 의류 무게를 감지하는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 시도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가속화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미래 성장동력의 발굴·육성을 통해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구 회장은 주요 사업부문의 경영현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응 전략을 마련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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