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여파에도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가 하면 코로나19 글로벌 확산과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음달 초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난 6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LG전자는 같은 기간 소폭 하락한 8천억원 중후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전년 동기(5천400억원)보다 하락한 5천억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둔화로 생활가전과 TV 판매 부진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올림픽 등 각종 스포츠 행사 개최가 불투명해진 점도 올해 우려 요소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스마트폰과 TV 수요 시장 성장률이 전년 대비 각각 3.9%, 4.6%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E(가전)부문에서 출하량이 사업계획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며 "올해 삼성전자 TV 출하량 전망을 4천740만대에서 4천510만대로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
LG전자의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5조5천352억원과 영업이익 8천42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9천6억원)보다 1천억원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1분기 전기전자 업종 내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적을 것"이라며 "중국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가전과 TV 출하량에 타격이 크지 않았고 프리미엄 판매 호조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기청정기 수요가 늘어나고 TV의 경우 중국 업체 공장가동 중단이 이어지면서 반사수혜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과 TV 사업을 맡고 있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각각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7천억원대와 3천억원대 초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프리미엄 비중 확대, 비용 절감 노력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H&A 사업부는 건조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를 비롯한 신성장 제품군 매출 증가와 비중 확대로 12.8%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HE 사업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쟁 완화 속에 OLED TV, 대형 제품이 확대되면서 약 8.5% 영업이익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초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코로나19 충격이 1분기에 그치고 이후에는 반등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확산에 따라 경기 회복 시점이 지연되면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생산시설도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슬로바키아 TV 공장과 함께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가전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 LG전자도 마찬가지로 인도 주정부 지침에 따라 TV·세탁기와 일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인도 노이다·푸네 공장 가동을 3월 말까지 중단키로 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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