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각국이 국경 폐쇄, 전면 출입국 제한 조치 등을 내놓자 재계 곳곳에 초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사태 악화가 기업들의 유럽발 해외영업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유럽 각국에 이미 출장을 나간 인력의 복귀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기업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정부는 이날 0시부터 특별입국절차 적용대상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며 "보건복지부와 외교부 등 관계부처는 해외유입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조속히 검토하라"고 말했다.
KOTRA에 따르면 한국 기업은 유럽 지역 전체의 생산법인 210곳의 생산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동유럽에서 제품을 생산해 서유럽 시장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유럽에 있는 한국 기업생산 법인 210곳 중 동유럽 4개국에만 160곳이 모여있다.
문제는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을 통제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유럽 곳곳의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해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 사태 악화가 기업들의 해외영업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는 셈이다.
전자업계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삼성전자도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3곳에 TV,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LG전자는 폴란드에 생산 법인 2개를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체코 완성차 공장에서 헝가리의 SK이노베이션 생산 법인이 생산한 배터리셀을 납품받아 전기자동차 코나를 양산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배터리 수급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는 상황이다.
배터리업계도 현지 정부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폴란드(LG화학)와 헝가리(삼성SDI)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해 독일 프랑스 등의 완성차 업체 공장에 공급하는 배터리업계는 국경 봉쇄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의 입국제한 조치와 맞물려 각국 국경폐쇄까지 겹치면서 수출 지표에서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2월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천400만 달러(약 2조2천2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감소했다.
코로나 확산지역이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서 미국과 유럽 등으로 번지면서 사태가 팬데믹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신규계약이 이뤄지는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2월보다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단일 국가로 보는 유럽 국가가 국경을 폐쇄하면서 산업 현장이 셧다운되면 수출과 내수에 치명적"이라며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흔들리면 성장률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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