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셧다운' 위기로 내몰리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단거리 노선 여객 수요가 줄어든 데다 항공사마다 자구책으로 탑승률을 채우기 위해 운임을 공격적으로 낮춘 탓에 실적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1월 중순부터 확산되면서 항공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여객수송은 직격탄을 맞지만 화물수송은 양호한 실적으로 보릿고개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항공 화물 운송 분야가 때아닌 호황을 맞으면서 코로나19에 따른 대형 항공사의 여객수송 실적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항공 여객이 부진한 가운데 항공 화물 운임은 전월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오히려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화물 운송의 절반은 여객기, 나머지 절반은 화물 전용기를 통해 이뤄진다. 북미·유럽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여객기 운항 중단으로 해당 지역의 중국 노선 화물 공급은 절반 가까이 사라진 셈이다.
오는 4월 마지막 주까지 여객기 운항이 불가할 예정임을 고려하면 화물 운임은 지금부터 최소 2개월 이상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항공사들의 영업환경이 최악이다"며 "한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다음으로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 입국이 큰 폭으로 감소함과 동시에 한국인 입국금지 혹은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국가들도 급증(103개국)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상당수의 노선 운항 중단 혹은 감편을 실시했는데 특히 LCC(저비용항공사)들의 주력인 아시아 단거리 노선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다.
박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장거리 노선으로 타격이 확산되고 있다"며 "그래도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한 장거리노선과 화물 수요는 실적 부진을 방어하고 있다"고 했다. 긴급 화물 물동량이 증가하고, 미국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운항 중단으로 국내 항공사가 물량 측면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때문에 화물 운송 수요는 회복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공항의 2월 화물 수송은 전년동기대비 20.2% 증가한 21만9천톤을 기록했다. 주요 노선별로는 ▲대양주(59.5%↑) ▲중국(43.6%↑) ▲동남아(38.2%↑) ▲동북아(22.0%↑) ▲중동(16.2%↑) ▲유럽(10.5%↑) ▲미주(6.3%↑) 등 대부분의 노선이 증가했다. 일본(2.8%↓) 노선만이 감소했다.
박 연구원은 "1월 설날 연휴와 윤달로 2월의 조업일수 증가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력 품목들의 수출 회복이 15개월만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면서 "다만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글로벌 교역 부진 및 중국 수요 감소로 화물 수송실적 둔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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