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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한화생명 '이승우 사외이사 동시선임' 잡음...이해상충 우려에도 강행 움직임


사실상 라이벌사 이사 겸직...방패막이 모피아 출신 선호 탓 구인난 영향도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DB손해보험의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잡음이 일고 있다. DB손보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승우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재선임하기로 한 가운데 한화생명도 이 전 사장에게 사외이사를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사외이사는 최대 두 곳까지 겸임할 수 있어 법적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간 이해가 충돌하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문제는 한화생명도 이 전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한화생명은 오는 23일 주총에서 이 전 사장을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행법상 사외이사는 최대 두 곳까지 겸임할 수 있기에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DB손보가 상정한 이 전 사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DB손보와 한화생명의 사외이사를 겸직할 경우 이해 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DB손보는 DB생명보험의 지분 99.6%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 지분 51.4%를 갖고 있다. 각각 모자회사 관계로 생명보험업과 손해보험업을 동시에 수행 중이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이 사외이사가 2018년 재선임 될 당시에도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 사외이사가 김준기 전 회장과 고교 동문이기 때문이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견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경영진-대주주와 분리된 독립성이 중요한 요건으로 꼽힌다.

이러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한화생명이 이 사외이사를 선임한 데에는 관료 출신을 선임해 정부와의 가교 역할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서는 '모피아'로 불리는 고위 경제관료 출신에게 사외이사를 맡겨 정부와의 관계를 형성하는데 활용한다.

이 사외이사는 관료 출신이다. 1952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원 소비자정책과장, 총무과장,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맡았다.

올초 개정된 상법 시행령으로 인해 사외이사 구인난이 심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상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난달부터 사외이사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했다. 이에 올해 상장사 사외이사 교체 수요가 718명이나 발생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업계에서 오랜 기간 사외이사를 맡아 온 이 전 사장은 전문성이 검증된 인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정부와 줄을 대거나 방패막이로 사용하고 있고, 사외이사 겸임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은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데다 제3보험 영역에서는 사실상 경쟁사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DB손보 관계자는 "법률상 두곳 까지는 사외이사를 할수 있기에 회사가 이를 막을수는 없는 상황이다"라며 "향후 이사평가 등으로 이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점검할 예정이며,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사외이사로서의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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