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사장이 한화솔루션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됐다. 김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임명될 경우 그의 그룹 내 무게감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토대로 그룹 경영 전반에 나서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오는 24일 세종호텔에서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무문장 부사장을 추천했다. 김창범 한화솔루션 이사회의장 부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업황 부진 속에 실적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8% 증가한 3천783억원을, 매출액은 같은 기간 5.1% 늘어난 9조5천33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제품 스프레드 악화로 역성장을 기록한 다른 화학기업과 상반된 실적이다.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태양광 사업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멀티(다결정) 태양전지에 비해 발전 효율이 좋은 모노(단결정) 태양전지 비중을 크게 늘린 데다 태양전지 판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유럽·일본·호주 등 주요 선진 시장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
김 부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태양광 사업이 그룹 주력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경영능력은 확실히 입증했다는 평가다. 김 부사장은 올해 1월부터 한화솔루션과 그룹의 지주사인 (주)한화 전략부문장을 겸직하며 주력 사업 대부분의 미래 전략 방향을 결정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앞서 김 부사장은 지난 2010년 그룹 회장실 그룹 회장실 직속 차장으로 입사했다. 국내외 계열사를 오가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김 부사장은 그룹의 신성장 사업으로 꼽히던 태양광 사업을 도맡아 2011년 한화솔루션 기획실장을 역임했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역시 해외사업과 미래혁신사업 총괄을 거친 뒤 지난해 8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O)에 올라 미래 전략을 책임지고 있다. 삼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은 최근 승마선수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조만간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은 세 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재편 중이다. 3형제 보유의 지분가치를 높여 이를 (주)한화 지분 매입자금으로 활용하거나 혹은 에이치솔루션과 (주)한화 합병 시 유리한 합병비율을 이끌어내 경영권 승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김 부사장이 화학, 태양광, 방산 사업을, 김 상무에게는 금융을, 김 전 팀장에게는 호텔·리조트·백화점·면세점·건설 등 서비스 사업을 각각 나눠 맡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에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됐다"며 "김동관 부사장은 한화솔루션을 통해 실적을 입증한 만큼 그룹 경영에 모습을 드러내는 동시에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