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현대기아차가 올해 2월 미국시장에서 진출 이후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갈아치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디자인 경영'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자동차,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완성차 3인방의 7개 차종이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디자인 시상식 주인공에 선정된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강조해온 '디자인 경영'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5일 현대차와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총 10만6천777대를 판매해 지난해 2월(9만546대)보다 판매량이 17.9% 증가했다. 2월 판매 기준 10만대 넘은건 2016년이후 5년만이며 올 2월이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각사 별로 보면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15.8% 많은 5만4천600대(제네시스 포함)를 판매했다. 엘란트라(아반떼)가 1만86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였고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이 9천594대로 그 뒤를 따랐다. 소형 SUV 코나도 전년도보다 24.7% 늘어난 7천92대가 팔려 소형 SUV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싼타페는 7천152대를 판매했고 대형 SUV 팰리세이드도 전월 대비 28.3% 증가한 6천967대를 팔았다.
기아차 역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전년 대비 20.2% 늘어난 5만2천177대를 판매했다. 차종 별로는 8천513대가 팔린 포르테(K3)가 전체 판매량의 기반을 탄탄히 받쳤다. 소형 SUV 셀토스는 전월 대비 30배 가량 늘어난 2천789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기아차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올해 ‘북미 올해의차’ SUV 부문을 수상한 텔루라이드 역시 6천754대가 팔려 전월(4919대)보다 37.3%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SUV 돌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현대·기아차의 SUV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판매 중 SUV 판매량은 6만4천187대로, 전체 절반이 훌쩍 넘는 60.1%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현대차그룹의 팰리세이드, 쏘나타 센슈어스, 텔루라이드, 쏘울, 하바니로, G90, 민트 콘셉트 등 7개 차종이 '2019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 운송 디자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굿 디자인 어워드는 미국 시카고 아테네움 건축 디자인 박물관과 유럽 건축예술디자인도시 연구센터가 협력해 선정하는 상이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디자인 담당(CDO) 부사장은 "디자인 역사와 방향성이 다른 3개 브랜드가 동시에 굿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는 경우는 매 이례적이고 특별한 일"이라며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능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으며 앞으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을 고객들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디자인 경영이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 대표이사를 맡으며 디자인 경영을 강조했다.
현대·기아차의 약점이 디자인에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디자인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을 영입했다. 동커볼케 부사장과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 전무 등이 대표적이다.
대대적인 지원도 이어졌다. 전체 연구개발비(R&D)의 15~20%를 디자인에 쏟았다. 지난 2018년 기준 현대·기아차가 R&D 비용으로 4조4천200억원을 사용한 것을 고려하면 6천억~9천억원을 디자인 R&D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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