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코로나19 펜데믹(전세계적 유행)' 공포에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했다.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한국은행도 인하 압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긴급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 美 기습 금리인하…한차례로 끝나지 않을 것
당초 정례 3월 FOMC 회의인 오는 17일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에 앞서 긴급회의를 열고 선제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정례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번 긴급 기준금리 인하 조치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정"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 타격 우려가 커짐에 따라 연준이 시장의 공포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2주 뒤인 정례 FOMC 회의에서 또다시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과거 연준이 긴급회의로 금리조정을 한 경우는 2001년 IT 버블 붕괴, 2007년과 2008년 금융위기 시기 등이 있는데, 당시 긴급 금리인하 이후 정례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된 바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하고 있다.
금리가 인하될 경우 통상 이자비용 감소로 늘어난 가계 소비지출이 외국인의 국내 소비 감소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정 시차를 두고 투자 증가를 불러오는 효과도 있다.
지난 3일에는 호주 중앙은행인 호주준비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0.25%p 인하했다.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을 비롯해 멕시코, 러시아, 브라질이 최근 금리를 인하했다. 중국도 지난달 20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린 바 있다.
◆ 한은도 3월 임시 금통위 열까
지난달 27일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했던 한은 역시 금리 인하 압박을 받게 됐다.
한은은 당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대신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에 나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사태가 진행될 것인지 이보다 더 장기화될 것인지를 엄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금리조정보다는 서비스업 등에 대한 선별지원이 더 효과적"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미국마저 기습적인 금리인하에 나서고 추가 금리인하까지 예상되면서 한은의 입장 선회도 예상되고 있다.
한은의 다음 금통위는 오는 4월 9일에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한은도 긴급회의를 통해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로 한국은행 역시 빠르면 3월 긴급 회의를 통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늦어도 4월 금통위에서는 금리인하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긴급회의로 정례가 아닌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조정한 적이 있다.
이 총재는 2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임시 금통위까지 거론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한은 금통위는 상황 변화에 맞춰서 항상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4일 오전 9시부터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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