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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발만 동동'…한국발 입국제한에 코리아 셧다운 '공포'


81개국 입국제한에 해외출장 원천봉쇄…현지 주재원도 감염자 취급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재계 곳곳에 초비상이 걸렸다. 기업 직원들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셧다운(사업장 폐쇄), 생산 차질 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연일 늘고 있어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악화가 기업들의 해외영업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해외에 진출한 현지법인의 한국인 주재원들도 감염자 취급을 당하며 바이어로부터 외면받는 사례도 적지않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시 기준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하는 지역은 81곳이다. 유엔 회원국(193국)의 40% 국가에서 우리 기업인 활동이 막힌 것이다.

실제로 반도체 공장이 있는 중국 시안으로 출장 가는 삼성전자 직원들은 중국 입국과 동시에 시내 호텔에 격리된 상태됐다. 일주일 격리된 뒤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이 나야만 반도체 공장에 들어갈 수 있다. 톈진이나 쑤저우 공장에 가려 해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14일간 격리 조치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7시 기준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하는 지역은 81곳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7시 기준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하는 지역은 81곳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중국 광저우 공장의 양산 일정을 2분기로 잠정 연기했다. 회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연구직 직원 등 10여 명도 지난달 26일 중국 광저우 공장으로 출장을 갔다가 시내 호텔에 격리됐다.

이런 상황은 중국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코리아 기업의 셧다운 상황이 시작됐다.

베트남의 입국 제한 조치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예정이었던 베트남 하노이 연구개발센터 착공식을 취소했다.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연구직 10여 명을 베트남 하이퐁 스마트폰 공장에 보내려다 현지 입국 제한 조치로 포기했다.

한국발 입국제한으로 항공업계는 말그대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내·외 악재에 코로나19까지 대응책이 없어 벼랑끝에 내몰린 상황이다. 업계는 일단 자구책을 마련하며 버티는 중이다. 저비용항공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임원이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며 배수진을 쳤다.

대형 국적항공사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일본·중국·동남아에 이어 미주·유럽 노선까지 타격을 입었다. 대한항공은 인천↔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보스턴 등 미주 노선 운항을 일부 감축했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아시아나항공도 유럽 노선 감축·중단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표를 포함해 전 임원이 사표를 제출하고, 최대 40%의 임금을 반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더욱이 수출 지표에도 경고등이 켜지면서 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2월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천400만달러(약 2조2천2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감소했다. 중국으로의 하루 평균 수출액이 전년 대비 21.1% 급감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중국과 국내 공장 곳곳에서 조업이 중단되고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서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2월 전체 수출액도 일평균으로 따지면 7.6% 줄었다.

산업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중국 수출이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설 연휴인 춘제(春節) 기간이 연장되면서 성·시별 조업이 제한됐고 가동률이 떨어져 실질적인 조업 일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확산지역이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서 미국과 유럽, 중동 등으로 번지면서 사태가 팬데믹(대유행)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정부도 코로나 여파가 3월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출 지표에도 경고등이 켜지면서 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수출 지표에도 경고등이 켜지면서 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중국의 경제규모와 우리의 대 중국 수출 의존도가 크게 증가했고,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사스 때보다 더 클 것"이라며 "신규계약이 이뤄지는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2월보다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선 중국, 베트남 등 입국 제한 조치로 시름이 깊어지는 상황으로 현재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장 전체를 폐쇄하는 등 도미노 셧다운도 우려된다"며 "자칫 방역망이 뚫리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지질 수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산업 현장이 셧다운되면 수출과 내수에 치명적"이라며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흔들리면 성장률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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