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IT박람회인 'MWC 2020'이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온라인으로 신제품 발표를 진행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와 소니, 리얼미 등이 신제품 공개 행사를 유튜브 등에서 생중계했다. 글로벌 박람회가 통째로 취소됐지만, 더 이상 제품 공개 시기를 미룰 수 없는 스마트폰 업체들이 고육지책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택한 것이다.
화웨이는 'MWC 2020'이 취소됐지만, 상징성을 감안해 지난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행사를 열고 각종 신제품을 발표했다. 다만 코로나19를 고려해 오프라인을 대신해 신제품 발표 내용을 화웨이 홈페이지나 유튜브 등으로 소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폴더블폰 '메이트X'의 개선 버전인 '메이트Xs'다. 메이트Xs는 메이트X와 마찬가지로 접을 때 6.6인치(후면 6.38인치), 펼칠 때 8인치의 대화면을 갖췄다. 아웃폴딩(밖으로 접는 폴더블폰 형태) 방식이라는 점도 같다. 다만 두 화면을 접어서 연결하는 힌지 부분을 보강하는 등 내구성을 강화했고, 더욱 업그레이드된 5G 통합칩인 '기린 990'을 탑재했다. 화웨이가 5G 통합칩을 폴더블폰에 장착한 것은 처음이다. 가격은 해외 버전 기준으로 2천499유로(한화 약 330만원)이다.
메이트Xs의 OS(운영체제)는 자체 OS인 EMUI10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정식 안드로이드를 OS로 쓸 수 없다. 지메일, 구글스토어 등 각종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들도 이용 불가능하다. 이에 화웨이는 자체 앱스토어인 '앱갤러리'의 비전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월간 4억명 이상의 사용자가 앱갤러리를 통해 주요 앱과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고 밝히고, 향후 개발자 지원 등 앱갤러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화웨이는 이외에도 플래그십 5G 태블릿 '화웨이 메이트패드 프로 5G', 와이파이6 연결 솔루션인 '화웨이 와이파이 AX3', 새로운 버전의 '화웨이 메이트북 랩탑' 등을 소개했다.
소니 역시 첫 5G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 1 II'를 온라인으로 선보였다. 5G를 바탕으로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후면 쿼드(4개)카메라를 장착했는데 1천200만화소 초광각·광각·표준·심도카메라 등으로 구성됐다. 초광각과 광각카메라에는 듀얼 자동초점 기능이 탑재됐다. 광각카메라는 1초에 사진 20장 연속촬영 및 눈동자 자동초점 기능을 지원한다. 이들은 소니 알파카메라에도 탑재된 기능이다. 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65가 장착됐으며 램(RAM)은 8GB, 디스플레이 크기는 6.5인치다. 올해 2분기 중으로 일본, 유럽 지역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미국 출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또 중가형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10 II도 공개했다. 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AP로는 스냅드래곤 665를 장착했다. 후면 트리플카메라를 탑재했고 최대 화소는 1천200만화소다. 소니는 이 제품 역시 올해 2분기 중으로 일부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소니는 현재 개발 중인 또 다른 5G폰인 '엑스페리아 프로 5G'의 개발 계획도 공개했다. 엑스페리아 1 II와 달리 mmWave(밀리미터파)를 지원할 계획이며 특히 비디오·디스플레이 성능을 강화해 영상 촬영을 많이 하는 전문가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HDMI 포트로 DSLR 카메라 등에 직접 연결할 수도 있다.
중국 오포의 저가형 브랜드인 '리얼미' 역시 플래그십 모델인 'X50 프로 5G'를 24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저가형 브랜드이니만큼 사양은 높이면서 가격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6.4인치 디스플레이에 전면 듀얼카메라, 후면 쿼드카메라를 장착했다. 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65를 탑재했으며 램 크기는 12GB로 플래그십폰 수준이다.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한국 돈으로 대략 60~65만원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사양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상당수 스마트폰 업체들이 신제품 공개 시점을 미루는 대신 온라인으로라도 신제품 공개를 강행한 것은 더 늦출 경우 자칫 상반기 스마트폰 판매 계획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중국 전역에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화웨이·애플 등이 생산에 타격을 입은 것이 원인이다. 신제품 출시가 미뤄지면 당장 각 업체들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반면 LG전자는 별도의 온라인 신제품 공개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LG전자 역시 당초 MWC 2020을 통해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V60 씽큐'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LG전자는 국가별로 제품 출시 일정에 맞춰 각 지역 법인이 출시 행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V60 씽큐는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 시장에는 순차적으로 출시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된다면 당분간 신제품 출시 행사는 물론 제품 마케팅 역시 오프라인 행사보다는 온라인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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