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반(反) 조원태' 전선 중심에 있는 KCGI가 한진그룹에 전자투표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주 권리를 강화하기 위함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무엇보다 전자투표 제도를 통해 소액 주주 표심을 잡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KCGI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5일 한진칼과 한진 이사회에 전자투표 도입을 재차 요구했지만, 한진그룹 측은 이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한진그룹은 조속히 올해 정기 주총에서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주요 상장회사들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투표 행사율을 높이고, 주주 권리를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주주들이 주총장에 직접 출석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주주들의 권리뿐만 아니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제안한 공개토론에 대해서는 "한진그룹 경영진은 답변 시한인 지난 20일까지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며 "한진그룹 경영진은 당면한 현안문제에 관한 구체적 의견 제시 없이, 알맹이 없는 일방적인 입장자료 배포를 통해 주주연합 측에 대한 비난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KCGI는 지난 17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구성한 3자 주주연합의 주주제안 등에 대한 한진칼의 수용 여부를 확인하고, 한진그룹이 당면한 경영 위기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조 회장과 석태수 대표이사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이어 20일에는 한진그룹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 회장의 경영실패를 주장했다.
KCGI는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현 경영진의 불통 경영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들이 한진그룹의 위기를 초래한 점에 관해 진지하게 반성하고, 그 극복을 위해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주식을 매수한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델타항공은 최근 한진칼 주식 59만1천704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보유한 주식은 605만8천751주로 늘었다. 지분율은 종전 10.00%에서 11.00%로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KCGI는 "델타항공의 투자가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JV)에 따른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델타항공의 투자는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대한항공을 상대로 이뤄졌어야 한다"며 "델타항공의 투자는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상대로 이뤄져, 델타항공의 지분 취득의 진정한 의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보도 내용처럼 대주주 1인의 이사직 연임을 위한 외국 항공사의 백기사 지분 확보를 위해 JV 수익 협상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불리한 위치해 처한다면 이는 한진그룹 경영진의 중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한진그룹의 경영진과 델타항공은 한진칼의 지분취득과 관련해 법령을 철저하게 준수해 위법사항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 측은 주주연합의 주장을 평가절하 했다.
관계자는 "주주연합이 그동안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식상하다"며 "주주연합의 부당성을 말하는 여론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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