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긴급 이사회 간담회 시작…손태승 회장 거취 밝히나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린 가운데, 우리금융이 이사회 간담회를 개최했다. 실적 발표 하루 전에 실시하는 이사회 간담회라지만, 손 회장이 소송 강행과 자진 사퇴의 기로에 서있는 만큼 향후 거취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 중구 본점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우리금융은 실적 결산에 앞서 이사회 간담회를 진행한다. 다만 손 회장이 지난 30일 금융감독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터라, 이번 간담회에선 손 회장의 향후 거취와 관련된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일 손 회장의 제재 수위를 '문책경고'로 최종 결재한 데다, 금융위원회도 다음 달 초까지는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라 우리금융의 주주총회 전에 제재가 통보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손 회장 앞에 놓인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행정소송으로, 금감원으로부터 제재 내용을 통보받은 직후 법원에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해당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내는 방안이다. 그렇게 될 경우 최종 결론은 우리금융의 주주총회 이후에 나오게 되는 만큼 손 회장의 연임은 가능해진다.

더구나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은행 임직원을 제재할 법적 근거도 뚜렷하지 않아 소송 강행시 승소할 가능성도 있다. 내부통제 규정 위반 시 임원을 제재할 근거를 담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소송을 강행할 경우, 향후 그룹의 당면과제를 푸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다만 과점주주로 구성된 그룹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제재심 이전에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건, 소송까지도 고려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두 번째는 자진 사퇴다. 소송 강행에 따른 리스크가 있는 만큼, 오는 3월까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질서있는 퇴장'을 하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손 회장의 뒤를 이을 내부 인사가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현재 우리금융 내부엔 손 회장처럼 은행장 경력을 갖춘 임원은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사외이사진과 노조도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편 우리금융은 손 회장이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서 은행 포함 자회사 CEO 선임 절차를 모두 중단한 상태다. 이날 손 회장의 거취 표명에 따라 나머지 문제의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