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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④-끝] 감염 확산 장기화 땐 세계경제 '쇼크'


中 위상 과거 사스 때와도 달라, 국내 경기회복 장애물 될까 우려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확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은 물론 세계경제에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세계 GDP 2위 경제대국이다. 감염병 비상사태로 인한 제조업 가동 중단으로 산업 각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타격이 예상되는 데다 중국과 감염확산 각 국의 내수침체가 이미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사스 사태'는 비교도 안 돼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 GDP 규모는 2018년 기준 13조6천억달러로 미국(20조4천900억달러) 다음 순위다.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IT·모바일 시장이면서 자동차 소비국이다. 제조업 생산의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한국 입장에서도 중국은 지난해 기준 수출액 1천362억달러로 국내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 국가다. 미국(733억달러, 13.5%)의 두 배 가까운 비중이다. 감염병의 국내 유입과 별개로 신종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계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이날 오전 기준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세계적으로 2만8천253명, 사망자는 565명이다. 중국 확진자가 2만8천18명, 사망자 563명으로 절대 다수지만 한국, 일본, 태국 등 인접국과 대중국 교류가 활발한 미국, 유럽 포함 28개국에서 발병이 이뤄졌다. 신종 코로나 확산과 유사한 감염병 사례로 2002년 말부터 2003년까지 사스(SARS,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사태가 꼽힌다.

사스는 2002년 12월부터 홍콩, 선전, 광저우 등 중국 남부지역 위주로 확산됐다. 발병국이 중국이라는 점에서, 확산 시기도 춘절 전후라는 점에서 꼭 닮았다. 발병 이후 중국 정부의 방역대응은 2003년 5월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동안 중국 산업생산, 도소매가 크게 위축되면서 같은 해 중국 GDP 성장률은 같은 해 1분기 11.1%에서 2분기 9.1%로 줄었다.

사스의 경우 최종 감염자는 8천46명, 사망자는 774명이다. 치사율 10%가량으로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발병이 집중된 중국 기준 4~5% 수준이다. 그러나 전염성은 신종 코로나가 훨씬 강해 감염확산 자체가 급속도로 전개되는 상황이다.

사스 당시에도 중국은 이른바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주요 신흥국 가운데 가장 큰 경제권이면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당시 중국의 세계 GDP 비중은 4% 정도다. 지금은 16~17%로 크게 성장한 만큼 신종 코로나 확산 장기화 시 세계경제가 입을 타격도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국내 성장률 떨어지는데···.

국내 경제는 지난해 반도체 공급과잉과 가격급락으로 성장률도 저조했다. 지난해 잠재 성장률 2.7%에 크게 못미치는 2.0%를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2% 초반대 성장률을 예상한다.

반도체는 국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한다. 지난 4분기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면서 올해 초부터 가격이 반등, 경기회복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확산의 영향으로 반도체는 물론 디스플레이, IT부품 등 주력 수출산업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 시안, 인텔 대련 공장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의 15%를 생산한다. SK하이닉스 우시, 마이크론 푸젠 공장 등에서 세계 D램의 11%가 생산된다. 이외 양쯔메모리 등 중국 도자체 반도체 산업을 육성 중이다.

이들 공장은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필수인력만으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사태 장기화 시 공정 중단이 불가피해진다.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등 연관 산업의 동반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은 세계 LCD 패널의 40% 이상을 생산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외 카메라, 기판, 각종 센서 등 글로벌 IT 하드웨어 부문 투자 20%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하나만 해도 4천여개 부품이 들어가는데 그 중 1~2개만 빠져도 세트(완성품) 조립에 이상이 생긴다"며 "중국 내 많은 부품 공장들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면 피해도 그만큼 커진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인 여행객은 물론 방문객이 크게 줄어든 신세계 면세점 명동점 모습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인 여행객은 물론 방문객이 크게 줄어든 신세계 면세점 명동점 모습

중화학공업 분야도 마찬가지. 중국은 철강 및 비철금속, 종합·정밀화학, 중장비 기계 등 세계 중간재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문병기 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생산거점으로써 현지법인 가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중간재 수출과 완제품 생산에도 큰 차질이 빚어진다"며 "국내 경기회복에도 이번 감염 사태가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장기화 시 국내 소비도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당장 국민적 우려가 확산되면서 모임, 외출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유통 부문 매출이 신종 코로나 발병 이후 크게 하락했다. 항공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일본 수출규제와 불매운동으로 인한 타격을 채 회복하기도 전에 중국노선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최근 한중 관계 개선으로 다시 증가추세였던 중국 여행객 감소도 불가피해졌다. 국내 외국인 카지노 방문객 30%가 중국 관광객들인 가운데 한류 콘텐츠, 패션, 화장품, 면세점 업종의 매출 하락도 예상된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3년 일본 대지진, 과거 사스는 물론 현재 신종 코로나까지 동아시아의 분업체계와 의존도가 새삼 확인된 것"이라며 "과도한 혐오 분위기가 형성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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