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제조업 체감경기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진했던 반도체 경기가 올해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제조업 전반에 기대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국내 기업경기지수에 기지개를 켜는 기대감이 커진 반면 산업계 전반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에 잔뜩 긴장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산업에서 1포인트 하락한 75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2포인트 개선된 76으로 나타났지만 비제조업에서 5포인트 하락한 73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전자·영상·통신장비 분야에선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올랐으며 기가 기계·장비에서도 상승했다. 실제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판매가 증가하고, 반도체 설비수주가 늘어나면서 관련 업황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등을 계기로 메모리반도체 단가 및 수요 회복 기대가 고개를 들었고,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신고가 기록을 쓰기도 했다. 자동차는 완성차 업체 파업의 영향 등으로 감소했다.
반면 비제조업 표정은 어두워졌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주택건설이 줄어들면서 건설업이 하락했다. 겨울철 온화한 날씨에 도시가스 판매 등이 부진하면서 전기·가스·증기업 등을 중심으로 업황전망이 악화됐다.
다만 이 같은 흐름에 신종코로나라는 돌발악재는 반영되지 않았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추가 악재는 불가피해 보인다.
기업들의 올해 투자도 움츠러들 전망이다. 올해 사업운용 계획에 대해 '보수적'이라고 관측했다. 기업경영을 위협할 대외리스크로는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 ▲환율·금리 변동성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 등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기업심리에 충격이 예상되지만 현재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슈를 제외한다면 심리는 7월 이후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비제조업 하락은 연말 상승폭이 큰 것에 대한 조정 과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한상의는 "불확실성에 기업의 불안심리와 보수적 경영 확산, 민간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산업 전반의 기득권 장벽과 구시대적 법·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해 시장 역동성을 회복하는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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