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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에 날개 꺾인 진에어…걷히지 않은 '조현민' 그림자


국토부 10개월 넘게 답보상태…"오너 지배구조 개선해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한진그룹의 한 지붕 두 가족인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오너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는 1년여째 정부의 제재를 받으며 '오너 리스크 덫'에 걸려있는 상태다.

일각에선 이런 상황을 만든 건 오너 일가인 조현민 전무인데 매듭을 더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진에어는 미국 국적인 조 전무가 2010년부터 6년간 항공법을 어기고 등기이사로 재임한 것이 드러나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받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2018년 8월 이후 새 비행기를 들여오는 게 금지됐다. 신규 노선에 뛰어들거나, 직원을 채용 할 수도 없다. 한마디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벼랑끝에 놓여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말 경영에서 총수 입김을 제외하는 등 추가 보완 사항을 진에어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 측에 경영 환경은 개선됐으나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문제는 진에어에서 물러났던 그가 지난해 6월 슬그머니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하면서 진에어 경영 행보에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진칼은 진에어 지분 60%를 갖고 있다. 때문에 진에어 노조는 조 전무 복귀에 "조 전무가 진에어 지분의 60%를 가진 한진칼로 복귀한 것은 곧 진에어를 사실적으로 지배하겠다는 꼼수와 같다"며 "외국인 신분으로 직접 경영하기 어려워지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제재가 이어지는 동안 진에어는 신규 항공기 4대 도입을 무기한 보류했고, 중국과 싱가포르, 몽골 등 황금노선 운수권 배분에서도 모두 제외됐다. 진에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3.9% 감소한 1천970억원, 영업이익은 373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선 매출이 전년대비 19.3% 급감한 것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선 진에어의 가장 큰 모멘텀이 정부의 규제 해소라고 진단한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진에어에 대해 최근 국토교통부와의 대화재개가 긍정적"이라며 "국토부가 진에어 측에 독립 경영 강화를 위한 추가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는데 지난해 9월 경영 문화 개선안 제출 이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던 당국이 구체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규제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재 해제 여부와 시기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어 총수 일가의 경영 간섭 배제를 위한 추가 조치가 반드시 규제 해소로 이어진다고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당국의 규제 속에서 제한된 기단과 노선을 통해 일본 수요 부진에 대응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송량과 운임 동반 하락으로 국제선이 부진했던 것도 4분기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토부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진에어가 제출한 최종보고서에 대한 검토와 조사를 한 뒤 추가 보완 사항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국토부가 지배구조 문제를 중점적으로 거론한 것은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했다.

진에어는 국토부 규제 이후 경영에 대한 어려움을 꾸준히 토로하고 있다. 진에어는 제재를 받은 뒤 경영정상화를 위해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고 설명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평가, 임직원 설문조사 등을 통해 '독립적 의사 결정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내용을 확보했다"며 "지난해 6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에 맞춰 관련 규칙을 개정했고, 경영에 계열사 임원의 참여가 없다는 사실도 소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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